北 강력 제기로 종전선언 핫이슈 부상..남북미중 복잡한 '셈법'

입력 2018. 7. 8. 18:45 수정 2018. 7. 8.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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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적대는 美 비판하며 적극 의제화..美, 종전선언 후순위로 미룬듯
북미정상회담 직후 종전선언 기대했던 韓, 시기·형식 유연한 대처 가닥
한반도 문제 발언권 유지하려는 中 입장도 변수..韓 중재외교 '주목'
남북미 3자 종전선언 가능할까(PG) [제작 정연주, 최자윤] 사진합성,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6∼7일 방북 협의를 계기로 북한이 종전선언 문제를 본격 제기한 가운데 남북미중 4국이 입장 차이를 보여 조기에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종전선언은 한국전쟁이 종료된 1953년부터 65년간 지속해온 정전협정 체제에 마침표를 찍는 평화협정을 체결하기에 앞선 정치적인 선언이다. 북미협상 맥락에서 보면 비핵화 완료 이전 과도기 단계의 대북 안전보장 조치로 볼 수 있다.

비핵화 최종단계에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와 핵물질의 폐기와 평화협정 체결 및 북미수교 등의 맞교환이 이뤄진다고 가정할 때 북한 비핵화의 입구 또는 초기단계에서 한국전쟁의 종식을 선언함으로써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협상에 동력을 불어넣자는 것이 종전선언 구상의 취지였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남북미 3자 종전선언 성사에 강한 의지를 보였고, 4∼5월 남북·한미정상회담 때 의제로 제기했다. 그 결과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인 '판문점 선언'에 '연내 종전선언' 추진이 목표로 명기됐고, 북미정상회담 직후 싱가포르에서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열어 종전선언을 하는 방안이 추진되기도 했다.

종전선언 문제는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비쳤으나, 북한도 7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를 강력하게 요구함으로써 다시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북한은 이 담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협의 때 정전협정 체결 65주년(7월 27일)을 계기로 종전선언을 발표하는 문제를 미측에 제기했다고 밝히면서, 그에 대해 "미측이 이러저러한 조건과 구실을 대면서 멀리 뒤로 미루어놓으려는 립장(입장)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종전선언을 한반도 긴장 완화와 공고한 평화보장체제 구축의 첫 공정인 동시에 북미 신뢰조성을 위한 '선차적 요소'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담화로 볼 때 북한은 핵실험 및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선언,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그리고 향후 진행할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기 등 초기단계 비핵화 조치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 차원에서 종전선언을 요구하는 모양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8일 "북한으로선 종전선언을 통해 초기에 북미간에 상호 '주고받는' 체계를 만들고 싶은데, 미측은 종전선언을 비핵화 진전에 따라 사용할 카드로 쓰려는 입장을 보였고 그걸 북측이 불쾌하게 받아들였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이런 제안에 미국 측이 구체적으로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북한 측 담화로 미뤄볼 때 미국 측은 '현재로선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17일(현지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모두 발언을 통해 "그들(남북한)은 (한국전쟁) 종전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나는 이 논의를 축복한다"고 했고, 6·12북미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종전선언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혀 기대감을 부풀렸다. 그러나 미국 측은 종전선언과 관련해 입장을 바꾼 기색이 엿보인다.

적어도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는 '중요 카드'로 쓰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정전체제를 관리해온 유엔군 사령부의 역할과 지위 변경, 더 나아가 주한미군 문제로 영향이 끼쳐질 수 있는 만큼 만족할 만한 북한의 비핵화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의 종전선언 추진이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판단도 했음직하다.

또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미국은 (북미협상이 좌초할 상황에 대비해) 대북 군사행동 옵션을 살려 놓기 위해 종전선언에 대해 신중한 입장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우리 정부는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 대로 '연내 종전선언' 목표를 유지하면서도 미국과 중국 등을 설득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1차적으로 '북미정상회담 직후'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을 노렸으나 불발한 만큼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이달 27일, 9월 유엔 총회 등 다양한 계기에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어 보인다.

이와 관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17일 "올해 안으로 추진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목적"이라면서도 "시기·형식은 유연성을 가지고 대처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6·25전쟁 참전국으로서 법적 효력을 갖는 평화협정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남북미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종전선언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중국이 비핵화와 한반도평화체제 협상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걸 고려하면 평화협정의 사전 단계로서 종전선언 자체에 반대할 명분이 없겠으나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이 논의되는 데는 속내가 복잡할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홍민 연구위원은 "우리 정부가 비핵화의 초기 동력을 만들기 위한 카드인 종전선언의 원래 취지를 살려 주면서 정전협정 65주년(27일)에는 맞추지 못하더라도 9월 전에는 종전선언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중재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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