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 옥류관이?…MBC 스페셜, 냉면 특집 2부작 방송

인천|김경학 기자
지난 6일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만든 ‘옥류관 서울 1호점’ 앞에 냉면을 먹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김경학 기자

지난 6일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만든 ‘옥류관 서울 1호점’ 앞에 냉면을 먹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김경학 기자

지난 6일 오후 6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4층, 10여명의 사람들이 식당 앞에 줄을 서 있었다. 이들이 줄을 선 이유는 ‘옥류관 서울 1호점’의 평양냉면을 먹기 위해서다. 냉면을 먹고 나온 평안남도 출신 오중림씨(79)는 “실제 고향의 냉면 맛과는 조금 달랐다”면서도 “옥류관 1호점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냉면으로 민족이 하나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실향민 김현희씨(80·황해도 출신)는 “맛있게 잘 먹었다”며 “얼른 통일이 돼 평양 가서 냉면 실컷 먹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옥류관 서울 1호점은 북한 옥류관과 정식 계약을 맺고 문을 연 1호점은 아니다. 한시적으로 문을 여는 ‘팝업 레스토랑’이다. MBC가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셰프 임정식이 운영하는 한식당을 임시로 바꿨다. 임 셰프는 한국인 최초로 미슐랭 2스타를 받았다. 한국 서울과 미국 뉴욕 맨해튼 등지에 한식당을 운영한다. <MBC스페셜> 김재영 PD는 “지난 4월 남측 예술단의 평양 방문 이후 평양냉면이 큰 화제가 됐다”며 “남북 평화의 상징이 된 옥류관 냉면으로 남북 관계를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준비했다”고 말했다.

실향과 이산, 그리움의 음식이던 냉면은 지난 4월 남측 예술단의 평양공연 이후 가장 ‘핫’한 음식이 됐다. 슴슴하면서도 깊은 맛에 미식가를 자처하는 현대인들도 열광한다. 같은 달 남북정상회담 만찬 음식으로 오르며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음식이 됐다. 임 셰프는 “매 분기마다 뉴욕에서 곰탕과 냉면으로 행사를 하는데 정상회담 이후 사람들이 북한 음식 문화에 대한 관심이 엄청 많아졌다”며 “사실 평양냉면이 한 번에 빠지기 어려운 음식인데, 반응이 좋아 내년 평양냉면으로 본격적으로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정식 셰프가 준비한 평화냉면(왼쪽)과 통일냉면. 슴슴한 생김새의 평화냉면은 평양에서 즐겨먹던 분단 이전의 냉면과 분단 이후 고기국물을 더했다. 화려한 생김새의 통일냉면은 평양 옥류관 냉면을 임정식 셰프가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MBC 측은 “통일냉면은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선보인 옥류관 냉면에 임 셰프만의 상상력을 더한 것”으로 “남북의 모든 이들이 좋아할 냉면”이라고 설명했다. 김경학 기자

임정식 셰프가 준비한 평화냉면(왼쪽)과 통일냉면. 슴슴한 생김새의 평화냉면은 평양에서 즐겨먹던 분단 이전의 냉면과 분단 이후 고기국물을 더했다. 화려한 생김새의 통일냉면은 평양 옥류관 냉면을 임정식 셰프가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MBC 측은 “통일냉면은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선보인 옥류관 냉면에 임 셰프만의 상상력을 더한 것”으로 “남북의 모든 이들이 좋아할 냉면”이라고 설명했다. 김경학 기자

냉면에 얽힌 현재와 과거를 담은 <MBC스페셜> 2부작 ‘옥류관 서울 1호점’은 각각 9일과 16일 오후 11시20분에 방송된다. 1부에서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시대의 음식으로 거듭난 평양냉면의 현재를 담았다. 김보람 PD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평양냉면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평양냉면과 사랑에 빠진 유명인들의 냉면 예찬론과 단독으로 입수한 남북정상회담 당일 평양의 풍경, 방송 사상 처음으로 옥류관 주방의 비밀 레시피도 일부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2부는 1936년 문을 연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일본 고베의 평양냉면집부터 수십년 동안 대를 이어온 대전의 냉면집, 경북 영주 풍기 냉면집, 옥류관 서울 1호점의 모습 등 분단의 세월만큼 여러 형태로 변주된 냉면을 조명한다. 김재영 PD는 “냉면이라는 음식 속에 일제 강점기·해방·한국전쟁과 이산·실향 등 동북아 격변의 흐름 속에 살아온 한민족의 역사가 담겼다”며 “냉면이 가장 이야깃거리가 많은 음식이 아닐까 싶다. 냉면에 얽힌 역사는 현대인들도 꼭 알아야 할 이야기”라고 말했다. 김보람 PD는 “일단 2부작으로 방송을 준비했는데 남북 관계가 더 좋아져서 실제로 옥류관 분점이 서울에 생겨서 취재할 날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인천공항 제2터미널 옥류관 서울 1호점에서 시민들이 식사하고 있다. 김경학 기자

지난 6일 인천공항 제2터미널 옥류관 서울 1호점에서 시민들이 식사하고 있다. 김경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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