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4년 감독’ 이번엔 될까요읽음

황민국 기자

최근 20년간 월드컵 예선·본선 완주는 허정무 전 감독 한 명뿐

축구협 “차기 감독 4년 임기 보장”…리스크 줄일 방안 찾아야

대표팀 ‘4년 감독’ 이번엔 될까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겨냥해 새 감독 선임에 나선 대한축구협회가 파격적인 카드를 꺼냈다.

김판곤 국가대표 감독선임위원장(49)은 지난 5일 “한국 축구의 위상에 걸맞은 명장을 데려오려면 임기 4년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역대 사례를 볼 때 임기 4년을 보장하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1948년 한국 축구대표팀이 출범한 이래 70년간 79명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감독 평균 재임 기간(328일)은 1년이 채 안됐다.

최근 20년만 봐도 월드컵 예선부터 본선까지 완주한 것은 2010 남아공 월드컵의 허정무 전 감독(63) 한 명뿐이다. 단일 임기 최장수 사령탑인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64)도 2년265일간 재임했지만, 정직 러시아 월드컵 직전 성적 부진으로 경질돼 신태용 감독(48)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은 카타르 월드컵의 성공을 위해선 ‘4년 임기보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긴 호흡을 통한 대표팀 운영과 선수 선발, 현대 축구에서 요구되는 축구 철학이 뿌리를 내릴 최소한의 시간이라는 것이다.

인구 344만명에 불과한 우루과이가 2006년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71)에게 지휘봉을 맡긴 이래 2010 남아공 월드컵(4강)과 2014 브라질 월드컵(16강)에 이어 2018 러시아 월드컵(8강)까지 성적을 낸 것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월드컵 본선 진출과 대륙별 선수권 우승, 세계적인 수준의 리그 우승 경험 등을 갖춘 명장을 데려오려면 계약 기간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도 있다. 김 위원장은 “유럽에서 활동하는 감독이 한국에 부임하는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며 “계약 기간을 4년 보장하고, 연봉 등 처우에서도 상식선에서 투자를 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4년을 보장하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아르헨티나는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48)에게 카타르 월드컵까지 5년 계약을 보장했으나 러시아 대회에서 선수들과 마찰을 빚으며 16강에서 탈락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다.

한국도 같은 문제를 겪지 않으려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김 위원장은 감독 선임소위원회를 통해 A매치를 치를 때마다 대표팀 내부 상황과 경기 내용을 모니터링해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바로 대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금전적인 손실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표팀을 운영하고 있는 일본이 이 같은 방법을 채택한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은 바히드 할리호지치 감독(66)을 러시아 월드컵 2개월 전 경질했지만 플랜 B였던 니시노 아키라 기술위원장(63)에게 맡겨 16강이라는 성과를 냈다.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49)는 “일본처럼 세밀한 대안까지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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