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이너 미국과 중국의 상호 '관세폭탄' 투하가 확정되면서 미국 산업계가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관세 부과가 미국 기업들에게도 부메랑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340억 달러의 중국산 수입품 818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6일 0시1분(미국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6일 오후 1시1분)기준으로 발효한다고 5일 발표했다. 중국은 미국이 관세를 부과할 경우 즉각 같은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이 '투하'를 확정하면서 양국의 관세부과가 현실화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추가적으로 160억 달러 규모의 284개 품목에 대해서도 조만간 관세를 부과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나머지 160억 달러 규모에 대해선 2주 이내에 관세가 매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폭탄이 현실화하자 미국 산업계는 비상 상황에 돌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산업계는 트럼프 관세에 따른 사태가 앞으로 더 악화될 수 있다"며 미국 기업들이 무역전쟁 격화에 대비해 비상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의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수입 관세에 따라 높아질 비용을 감안하면 생산 감소와 고용축소, 심지어 미국 밖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제너럴일렉트릭(GE)과 미국 상공회의소 등은 "중국의 지적재산권침해를 다루기 위해 관세 부과는 잘못된 방법"이라고 꼬집었다. 매튜 셰이 미국소매인연합회 회장도 "중국을 겨냥한 관세가 발효되면 미국 소비자들은 무역전쟁의 전면적인 영향을 더 가깝게 느끼게 될 것"이라며 "중국의 폭력적인 무역정책들을 금지하는 건 많은 국가들이 공유하고 있는 목표지만 일방적인 관세에 기반한 전략은 잘못된 접근인 만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내 각 산업계도 업종별로 피해를 추산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340억달러의 1차 관세 부과에 따른 회원사들의 비용 부담 증가액이 2000만~3500만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IT 제품에 집중된 2차 160억달러의 관세 부과로 인해서는 최소 5억달러의 타격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미국 화학협회도 2차 관세 부과로 중국에서 수입하는 22억달러 규모의 화학제품 및 플라스틱 제품들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 내다봤다. 중국으로 수출되는 54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들 역시 보복관세의 타격을 입게 되리란 추산이다. 미 농업계는 가장 커다란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이 의도적으로 공화당 지지층이 밀집한 팜벨트(농장지대)를 겨냥해 대두 등 농작물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 대두 생산량 3분의 1을 수입하는 최대 수입국이다. 비영리단체인 자유무역을 위한 농업인들을 이끄는 민주당 상원의원 출신 맥스 배우커스는 "농부들은 이미 주문 취소와 농산물 가격 하락으로 고통을 느끼고 있다"며 "미 전역의 농업인들에게 무역전쟁은 이제 현실이 됐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공감 0% 비공감 0% 권다희 [email protected] 기자의 다른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