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car Tabarez UruguayGetty

우루과이 감독이 꼽은 '작은 나라'의 성공 비결

[골닷컴] 한만성 기자 = 무려 12년째 우루과이를 이끌어온 오스카 타바레스(71) 감독이 말하는 소규모 국가가 월드컵에서 이기는 비결은 간단했다.

우루과이 축구협회가 타바레스 감독을 선임한 건 지난 2006년. 우루과이는 이를 앞두고 열린 월드컵 본선 4회 중 단 1회 진출에 그쳤고, 이마저도 조별 리그 탈락에 그쳤다. 그러나 초대 월드컵 챔피언 우루과이는 타바레스 감독을 선임하며 2010년 남아공 월드컵 4강, 2014년 브라질 월드컵 16강에 이어 현재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8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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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바레스 감독의 업적은 디에고 포를란, 디에고 루가노, 루이스 수아레스, 에딘손 카바니, 디에고 고딘 등의 황금세대를 이끌고 코파 아메리카 우승을 차지하고, 월드컵에서 거둔 성공으로만 국한될 수 없다. 그동안 그는 성인대표팀은 물론 우루과이 축구협회 유소년 육성까지 책임지며 행정가 역할까지 맡았다. 이 덕분에 수십년간 투박하고 수비적이기만 하다는 혹평을 받은 우루과이 축구는 오늘날 카바니, 수아레스, 고딘이 대표팀 리더 역할을 맡은 와중에도 로드리고 벤탄쿠르(21, 유벤투스), 마티아스 베시노(26, 인테르) 등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플레이메이커를 배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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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의 8강전을 하루 앞둔 타바레스 감독은 5일(현지시각) 참석한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우루과이처럼 작은 나라가 월드컵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는 원동력을 설명해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실제로 우루과이의 인구는 344만 명으로 한국(5125만 명)보다도 현저히 낮고,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32개국 중 아이슬란드(33만 명)에 이어 두 번째로 적다.

이에 타바레스 감독은 "우리가 해낼 수 있었던 이유는 축구에 대한 열정 때문이다. 우루과이에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이면 30만 명이 프로, 아마추어, 유소년 레벨에서 축구를 즐기는 문화가 있다. 다른 나라도 우리와 비슷한지는 모르겠다. 물론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고 국민의 성향이 다르다. 그러나 우리의 가장 큰 장점은 축구에 대한 이러한 열정"이라고 말했다.

타바레스 감독은 "지금과 같은 유소년 축구 무대가 사라진다면 우루과이에는 재앙 같은 일이 될 것"이라며, "지금 우리 팀에서 활약하는 페데리코 발베르데는 내가 처음 우루과이를 월드컵으로 이끈 2010년 단 아홉 살이었다. 발베르데는 그당시 우러러본 몇몇 선수들과 함께 뛰고 있다. 이렇게 열정을 통해 어린 선수를 육성하는 게 우리의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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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타바레스 감독은 "예전에 대표팀 선수 중 한 명이 내게 '어쩌면 우리 팀이 운영되는 방식이 인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누군가를 가르치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다리를 놓는 것'이라고 말해준 적이 있다. 나 또한 이에 동의한다. 중요한 일을 해결하는 건 늘 어렵다. 성공은 어려움과 실패를 딛고 일어서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우리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항상 알아야 한다. 축구를 잘하는 선수 개개인을 골라 쓰기보다는 축구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팀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타바레스 감독이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 자택에 걸어놓은 문구는 혁명가 체 게바라가 남긴 명언 '부드러움을 잃지 말고 스스로 자기 자신을 강하게 하라'다. 이는 한국 축구가 대표팀 유니폼에 새길 정도로 중시하는 '투혼'과 비슷한 우루과이 축구의 오랜 모토 '결정적인 순간에 발톱(garra)을 드러내라'와 일맥상통하는 철학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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