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유창근 에스제이테크 대표 "전기車 부품으로 개성공단 재도전"

이진한 2018. 7. 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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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법인설립 1호..北 400명 고용 車부품 생산, 공단 전직원 IT 교육도
"北 R&D 인력 능력 탁월"

◆ 남북경협 中企가 뛴다 / ⑬ 유창근 에스제이테크 대표 ◆

"개성공단이 다시 열리면 전기차 부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다시 도전할 겁니다."

'개성공단 공식 1호 기업' 에스제이테크의 유창근 대표(61·사진)는 개성공단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뛴다. 유 대표는 2004년 12월 1일 개성공단 시범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법인을 설립했다. 공식적으로 1호 기업인 셈이다.

에스제이테크는 포클레인이나 지게차 같은 특수차량용 부품인 실(seal)을 생산한다. 또 대형 장비가 도로를 주행할 때 발생하는 충격·소음을 줄여주는 '댐퍼' 등 다양한 부품을 만드는 업체다.

"당시 개성시범사업단 모집 소식을 듣고 아무런 전문지식 없이 무작정 북한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개성공단의 성장 가능성을 본능적으로 직감했습니다." 유 대표는 '개성공단 1호 기업'으로 입점했던 이유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 그는 몇 차례 투자를 거듭했고 약 200억원을 들여 연면적 8067.5㎡(약 2450평)의 공장을 지었다. 또 북측 인력만 400명을 채용했다. 공장이 가장 활발하게 가동됐던 2011년에는 연 매출이 157억원에 달했다. 유 대표는 개성공단에 입주한 후 북한 젊은 인재의 능력에 깜짝 놀랐다고 털어놨다. 자동차부품 생산공정의 특성상 3D 캐드(CAD) 등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작업하는 일이 많다. 이 때문에 일단 북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무료 정보기술(IT) 교육을 진행했다.

"2004년부터 7년간 무료로 북한 인력에 대한 IT 훈련과 컴퓨터 기본 설비에 대한 유지보수까지 가르쳤죠. 개성공단에서 교육한 북한 직원 중에는 김일성종합대학이나 김책공업종합대학 출신 등 우수 인재가 굉장히 많았어요."

2004년 12월 개성공단 에스제이테크 공장에서 유창근 대표(오른쪽 넷째)와 직원들이 클린룸 사출기에서 생산된 자동차 부품을 검수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에스제이테크]
한 번 가르쳐주면 바로 응용하는 뛰어난 북한 인력 덕에 개성공단에서 교육하면서 동시에 공장을 운영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에스제이테크는 400명 직원 가운데 약 100명이 연구개발(R&D) 연구원으로 근무했는데 이들 덕분에 현대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볼보 등 주요 중장비 회사에 납품하는 부품도 개발할 수 있었다. 개성공단에서 승승장구하던 회사는 2010년 북한의 천안함 도발에 따른 5·24 조치로 큰 위기를 맞았다. 결국 2016년 2월 개성공단이 전면 폐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5·24 조치 당시까지만 해도 개성공단이 폐쇄되지 않을 것이라 믿어 입주 기업들이 회비를 모아 버텼죠. 결국 공장 폐쇄로 개성에서 오랫동안 훈련한 IT 인력 인프라를 한순간에 잃게 된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에스제이테크는 당시 미리 받아놓은 주문에 대해 막대한 위약금을 물었고 신뢰가 무너져 결국 바이어마저 끊겼다.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에도 유 대표는 경영 정상화를 모색했고 최근에는 개성공장의 30% 수준까지 생산성을 끌어올렸다. 인천 청라에서 2년 전 신설한 전기자동차 사업부를 중심으로 전기차 전용 배터리를 생산하며 지난해 매출 약 70억원을 올렸다. 유 대표는 남북경협이 얼어붙은 기간에 중앙대에서 '북한 개발·협력'을 주제로 석·박사 과정을 마치기도 했다. 현재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과 개성공단 재개준비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고 있다. "앞으로 개성공단은 단순 노동집약형 제조업보다 첨단산업 분야 업체들이 입주해야 합니다. 전기차 부품 등 기술력에 바탕을 둔 첨단제품으로 앞장설 겁니다."

[수습기자 =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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