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靑 인사수석실에서 연락 갈 것"..곽태선, 장하성 통화내용 폭로

하선영 2018. 7. 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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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실장, 단순히 덕담 전화 한 것" 부인해
청와대서 공모 전 인사 개입 논란 여지 있어
곽태선 "20분간 CIO 업무 방향 얘기 나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을 뽑는 공모 과정 전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에게서 지원 권유 전화를 받았다"는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의 인터뷰(중앙일보 7월 5일자 B2면 보도)가 공개되자 청와대가 해당 내용을 부인했다. 그러나 곽 전 대표가 이에 대해 추가로 반박하는 내용을 공개하면서 사실관계를 둘러싼 공방이 확대되고 있다.

5일 청와대 관계자는 "장하성 실장이 국민연금 CIO 후보를 추천하여 지원했다는 기사는 사실과 다르다"며 "장 실장은 추천하지 않았다"며 중앙일보와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을 부인했다. [중앙포토]
5일 오전 청와대 관계자는 "장하성 실장이 국민연금 CIO 후보를 추천하여 지원했다는 기사는 사실과 다르다"며 "장 실장은 추천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곽 전 대표는 지난 2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CIO 자리에 내가 좋을 것 같다며 장 실장이 지원을 권유했다"며 "'곽 전 대표는 학연·지연이 없다는 점이 더 좋게 보인다'는 말도 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설명은 다르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추가로 "장 실장이 CIO를 추천한 적은 없고 기관에서 (곽 전 대표에 대해) 추천이 들어온 이후에 '잘 되길 바란다'고 덕담 전화한 게 전부"라고 해명했다. 지원 권유나 인사 간섭이 아닌 덕담만 건넸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식적인 공모 절차가 알려지기도 전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특정인을 지목해 전화한 것부터 자체만으로도 인사 개입으로 비칠 가능성이 크다.

5일 곽 전 대표는 중앙일보 기자와의 추가 통화에서 청와대의 해명에 재반박했다. 곽 전 대표는 "청와대의 해명에 화가 난다"며 "지난 1월 말 장 실장과 처음 통화하면서 20분간 CIO 자리와 업무 방향 등에 대한 전반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곽 전 대표가 설명하는 장 실장과의 첫 번째 통화 내용이다.

곽 전 대표: 갑작스러운 권유 전화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지금 기금운용본부 CIO 직무 대리나 다른 실장 중에서 승진해도 되지 않나?
장 실장: 그 사람 중에는 없는 것 같다. 몇 년 후에 기금 규모가 1000조원이 되고 해외 투자도 많이 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국내에는 학연·지연이 없는 사람이 안 보인다.
곽 전 대표: 운용 기금을 공공사업에 사용하려는 압력은 어떻게 막아야 하나?
장 실장: 그 부분은 총 기금의 1%로 한정되어 있다. 추가로 사용하고 싶으면 채권을 발행하고 그 채권을 사겠다고 일단 결론지었다.

곽 전 대표는 CIO 지원을 결심한 다음 날도 장 실장과 통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통화에서 장 실장은 "나하고 면담은 나중에 하고 일단 인사수석실에서 연락이 갈 것"이라고 곽 전 대표에게 알렸다고 한다.
국민연금 CIO 공모 과정에서 최고점을 받고도 탈락한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가 지난 2일 중앙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오종택 기자]

국민연금 CIO 선정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기금이사추천위원회가 공모 과정을 개시하면서 시작된다. 추천위가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서류·면접 전형과 인사 검증을 통해 최종 한 명을 선정하고, 이를 보건복지부 장관이 재가해서 선임되어야 한다.

그러나 곽 전 대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덕담 전화한 것이 전부"라는 청와대 측의 해명에 신빙성이 떨어진다. "인사수석실에서 연락이 갈 것"이라고 장 실장이 곽 전 대표에게 말했다는 것은 결국 장 실장이 2월 CIO 공모 절차 전에 청와대 인사수석실과 유력 후보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는 것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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