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교회와 스위스서 찬송가 합창 .. 기독교 미래 함께 만들 수 있겠다 확신"

엄주엽 기자 2018. 7. 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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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평화공존의 시대가 열리는 마당에 남북 교회도 내면화된 냉전 프레임에서 벗어나 그리스도를 따르는 하나의 교회로서 기독교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이 총무는 "21일 WCC 중앙위 인사말에서 3대의 조그련 지도자가 분단과 냉전의 고난 속에서도 북쪽에 그리스도교를 계승해 온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면서, 그러나 "강 위원장을 만나서는 '냉전시대에 조그련이 해왔던 정치적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해야 한다. 평화공존의 시대에는 우리가 함께 교회적 관심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전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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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C창립 70주년 南北교회 만남 이홍정 NCCK 총무

“한반도에 평화공존의 시대가 열리는 마당에 남북 교회도 내면화된 냉전 프레임에서 벗어나 그리스도를 따르는 하나의 교회로서 기독교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지난달 22∼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계교회협의회(WCC) 창립 70주년을 기념하는 중앙위원회와 ‘한반도 에큐메니컬 포럼’(EFK)이 동시에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한반도에 평화 무드가 조성된 이후 남북 교회 간 첫 만남이 이뤄졌다. 회의에 참석했던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는 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가진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판문점 공동선언 이후 첫 만남이어서, 정치적 이견 없이 기독교인으로서 남북이 대화할 수 있었다”며 “아! 평화가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냉전의 골을 극복하고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함께할 수 있다는 확신을 했다”고 말했다.

남북한 교회 대표들은 WCC 중앙위 개최에 앞서 현지 교회에서 열린 축하연에서 함께 손을 잡고 찬송가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과 ‘아리랑’을 불러 세계교회 대표들에게 감동을 줬다. 이 총무는 “전날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 인사들을 만났을 때 강명철 조그련 위원장이 영어 고어로 ‘내 주를…’를 불러 놀랐다”며 “‘내일 축하연에서 불러달라’고 했더니 직접 피아노를 치면서 불렀다”고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그동안 남북 교회가 WCC를 통해 어떤 종교보다 많은 남북 접촉을 해왔지만, 정치적 경색은 이런 만남조차 조심스럽게 했고, 공동성명서를 만들 때도 이견을 갖기 마련이었다.

이번 만남에선 이전보다 더 깊은 ‘교회적’ 대화가 있었던 것 같다. 조그련은 강 위원장의 조부인 강량욱 목사가 창립했고, 부친인 강영섭 목사가 위원장을 지내 3대(代)가 그 수장을 맡고 있다. 바로 김일성 주석의 모친인 강반석의 가계(家系)이다. 이 총무는 “21일 WCC 중앙위 인사말에서 3대의 조그련 지도자가 분단과 냉전의 고난 속에서도 북쪽에 그리스도교를 계승해 온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면서, 그러나 “강 위원장을 만나서는 ‘냉전시대에 조그련이 해왔던 정치적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해야 한다. 평화공존의 시대에는 우리가 함께 교회적 관심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전했다”고 했다. 이전에는 하기 어려웠던 얘기인 듯싶다.

이 총무는 “앞으로 ‘판문점 프로세스’의 진행 과정에서 남북 교회가 함께 바뀌었으면 좋겠다”며 “우선 남한 교회 안의 깊은 냉전의식이 평화의식으로 바뀌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측의 교회들도 평화공존의 시대가 열리면 북한식사회주의 체제하에서 어떤 기독교의 미래를 구상할 것인가 관심을 갖고 노력해 한반도에서 하나의 공교회가 형성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남북의 이질성을 하나의 획일화된 동질성으로 만들기보다는, 상호변혁의 자리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제3의 길을 열 수 있을까가 남북 기독교인들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총무는 “이번 제네바 만남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WCC의 도움을 받아 남북 간 교류의 물꼬를 터온 ‘도잔소 프로세스’를 ‘판문점 프로세스’로 명칭을 바꾸고, 남북 교회가 이제는 자주적이며 선도적으로 동북아 및 세계 평화를 이끄는 위치에 섰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무는 “다음번 EFK를 내년에 ‘한반도 평화대회’로 금강산에서 여는 것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또 “오는 11월 9∼12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세계감리교회 주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라운드 테이블’에 조그련을 초청했다”며 “미국 정부가 허락한다면 조그련 대표들이 이 회의에 이어 서울에서 열리는 NCCK 67차 정기총회에도 참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 =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사진 = 김낙중 기자 sanjo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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