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사상 처음 4000억 달러 넘었다

하현옥 입력 2018. 7. 5. 00:05 수정 2018. 7. 5.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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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21년 만에 100배 늘어
세계 9위 .. 너무 많아도 관리비 부담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사상 처음 4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외환보유액은 4003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달보다 13억2000만 달러 늘어났다. 2011년 4월 3000억 달러를 돌파한 뒤 7년 2개월 만에 4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외환위기 시절인 1997년 12월(39억 달러) 이후 100배 늘었다. 지난 5월 기준(3990억 달러)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세계 9위다.

외환보유액은 국제수지 불균형을 보완하거나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보유한 대외지급 준비자산이다. 유사시를 대비한 비상금인 셈이다. 외환보유액이 많으면 대외신인도도 개선된다. 외환이 부족하면 외국에서 돈을 빌리기 어렵고 빌린 돈마저 빨리 갚아야 한다. 97년 외환위기 때 경험한 바다. ‘외환위기 트라우마’로 한국은 외환보유액을 꾸준히 늘려왔다. 하지만 다다익선이 능사는 아니다. 관리 비용이 많이 들어가서다. 외환보유액은 일반적으로 정부와 중앙은행이 채권(통안증권)을 발행해 확보한 원화로 시중에서 달러나 외환으로 표시된 자산을 사들여 쌓는다. 채권 발행은 빚을 내는 것으로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나랏빚이 늘어난다. 게다가 외환보유액 투자는 안전 자산에 치중돼 기회비용이 클 수 있다.

때문에 대외신인도를 유지하고 위기 대응 능력을 확보하면서도 관리 부담을 최소화하는 최적점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적정 외환보유액은 3814억~5721억 달러다. 유동외채(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외채)와 외국인투자잔액, 시중통화량(M2), 수출액 등을 고려한 수치다.

대외 의존도가 높고 자본 유출입이 쉬운 한국의 경제 상황을 고려해 더 늘려야 한다는 시각도 있지만, 한국은행은 “부족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통화스와프로 외화 안전망을 구축한 데다 지난 1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순대외채권(4608억 달러)과 2012년 3월 이후 흑자를 이어가는 경상수지 등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개선돼 버틸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외환보유액에 포함되지 않는 민간 보유 외화 자금도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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