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워도 납품 못해" 위약금 압박..하청업체 쥐어짜기

정경윤 기자 2018. 7. 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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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회장이 뒤늦게 사과했지만 사태는 크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아시아나에 기내식을 납품하는 하청업체 직원들은 오늘(4일)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물량을 맞추느라 며칠 밤을 새우는 직원들도 있습니다.

기내식 납품 업체를 정경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시아나 항공의 기내식을 납품하는 직원들, 지친 기색이 역력합니다. 지난 1일부터 원청업체 샤프도앤코로 출근해 밤낮없이 일하고 있습니다.

[하청업체 직원 : 24시간이 뭐예요, 거의 3일 정도 하는 사람도 있어요. 1일부터 해서 지금 계속 어제, 오늘 아침에 퇴근한 사람도 있어요.]

아시아나 항공에 기내식을 납품하려면 하루 3만 5천 개를 만들어야 합니다.

원래 3천 개 정도를 만들던 샤프도앤코에서 물량을 늘리고 포장 작업까지 이뤄지면서 작업장에는 빈 공간이 없습니다. 직원들이 옷을 갈아입을 공간조차 마땅치 않습니다.

[하청업체 직원 : 샤프도앤코에서 이 작업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안 돼요. 여자분들 같은 경우엔 사물함이 작은 건데 2개를…신발 4개가 안 들어가요.]

기내식 자재가 제때 들어오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기도 하고 천신만고 끝에 물량을 맞춰도 비행기에 싣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이륙 시간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청업체 직원 : 음식을 다 했어도 싣고 비행기로 못 갔어요. (대표님은) 그 다음 날 돌아가셨고…다 만들어 놓고 못 나간 거죠.]

포장 업체 대표의 극단적인 선택에 대해 직원들은 대표의 심리적 압박이 컸을 거라고 말합니다.

[하청업체 직원 : 만약 비행기에 200명이 타잖아요? 그 200명에 대해서 다 해주는 거잖아요, 위약금을. 책임을 추궁하는 거죠.]

아시아나는 기내식 때문에 운항이 지연될 경우 업체에 위약금을 부과하는 것은 항공업계의 보편적인 계약 형태라며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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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윤 기자rousil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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