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 아파트 투자 괜찮을까..대형사 브랜드도 '묻지마 투자'는 금물

김경민 2018. 7. 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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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피해 사례가 속출하며 ‘찬밥 신세’로 전락했던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부동산 시장에서 재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주택법 개정으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에 대한 불신이 줄어든데다 대형 건설사들이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기 위해 지역주택조합 시장에 적극 뛰어든 덕분이다.

올 들어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분양물량이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재개발 지역 모습.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대형사 대거 진출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공급을 앞둔 지역주택조합 일반분양 물량은 총 6598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4743가구)보다 1855가구나 늘어난 수치다. 2016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대형 건설사들이 대거 시공에 뛰어든 점이 눈길을 끈다. 서울에서는 롯데건설이 동작구 상도동 일대에서 롯데캐슬 아파트를 연말쯤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59~84㎡ 총 885가구로 구성된다. 서울 지하철 7호선 상도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상도근린공원도 멀지 않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7월 경기도 평택 영신도시개발사업구역 1블록에서 ‘힐스테이트 지제역’을 선보인다. 총 1519가구 중 전용 59~84㎡ 235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지하철 1호선, SRT 정차역인 지제역이 가깝다. 경부고속도로, 평택제천고속도로 등 고속도로 이용이 편리하다.

지방 분양 물량도 꽤 많다. SK건설은 부산 동래구 온천동 일대에 ‘동래 3차 SK VIEW’를 분양한다. 아파트 999가구 중 조합원 분을 제외한 전용 59~84㎡ 126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오피스텔 28~80㎡ 444실도 함께 들어선다. 부산 지하철 1호선 명륜역, 온천장역이 가깝고 온천초, 유락여중, 동래고 등 학군도 괜찮다.

지역주택조합은 주택법에 따라 6개월 이상 일정 지역에 거주한 무주택자나 전용 85㎡ 이하 소형주택 소유주들이 공동으로 짓는 주택이다. 조합원이 직접 토지를 매입하고 시공사를 선정해 아파트를 짓는 방식이다. 조합 설립과 조합원 모집→지구 단위 접수→토지 구입→사업계획 승인(건축심의)→철거 후 착공 등의 과정을 거친다. 일종의 ‘아파트 공동구매’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지역주택조합은 한동안 부정적인 이미지가 컸지만 주택법이 개정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해 6월 조합원을 모집할 때 먼저 관할 시군구에 사업계획서 등 증빙서류를 내고 신고필증을 받아야 하도록 주택법이 개정됐다. 조합 설립 이전 단계부터 회계, 감사를 강화하고 관할 행정청에서 조합원 모집을 관리 감독할 수 있게 했다. 그동안 문제가 됐던 무분별한 조합 추진과 허위, 과장광고를 할 수 없게 됐다는 의미다. 덕분에 주요 지역 지역주택조합 사업 속도가 한층 빨라지는 모습이다.

덩달아 대형 건설사들도 지역주택조합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분위기다. 택지개발촉진법이 폐지되면서 더 이상 신규 택지 확보가 어렵고 그나마 남아있던 재건축, 재개발 수주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최근 대구 수성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범어’는 116가구 모집에 9897명이 몰리며 평균 85.3대 1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물론 주의할 점도 적지 않다. 지역주택조합은 재개발보다 사업 과정이 간소하다보니 일반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20~30% 가량 저렴하다. 하지만 정작 조합원 모집과 토지 확보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으면 사업 추진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문제다. 게다가 분양할 때 미분양 물량이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조합원 몫으로 돌아간다. 혹여 사업이 무산되기라도 하면 실수요자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조합원 확보를 마무리했다고 해도 정작 토지 매입이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관할 지자체로부터 사업 승인 신청을 받으려면 해당 사업부지의 95% 이상 소유권을 확보해야 한다.

주택법이 개정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불안요소가 많은 만큼 ‘묻지마 투자’는 위험하다는 것이 전문가들 얘기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예전보다 투명해졌다 해도 언제든 피해사례가 나타날 수 있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때다.

[글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매경DB]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36호 (18.07.1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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