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멸종위기종 '황구렁이'..연천 차탄천 주상절리서 발견

전익진 입력 2018. 7. 4. 13:37 수정 2018. 7. 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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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이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물에서 헤엄치고, 절벽에 매달려 활동
‘황구렁이’가 경기도 연천군 차탄천 변 주상절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 연천동두천닷컴]

경기도 연천군 한탄강 지류 차탄천 주상절리에서 멸종위기종인 ‘황구렁이’의 활동 모습이 온전하게 드러났다. 지난달 28일 한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현장 움직임이 동영상에도 담겼다.
황구렁이는 길이 1.5m 정도다. 구렁이 가운데도 ‘대물’에 해당하는 크기다. 황구렁이는 잠시 일광욕을 즐겼다. 이어 깊이 1m 정도인 차탄천을 유유히 헤엄쳐 20여 m 건너편 주상절리로 넘어갔다. 30여 m 높이의 주상절리는 수직 절벽을 이루고 있고, 위쪽에서는 가는 물줄기가 떨어지는 습한 환경이다.
멸종위기종 ‘황구렁이’가 모습을 드러낸 경기도 연천군 차탄천 변 주상절리. [사진 연천동두천닷컴]
‘황구렁이’가 경기도 연천군 차탄천 변 주상절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 연천동두천닷컴]

황구렁이는 몸을 구불구불 움직이며 수직 절벽을 기어올라 아래쪽에 매달린 채 양지바른 곳에서 머물렀다. 이따금 혀를 날름날름 내밀기도 하고, 머리를 절벽 틈으로 숨기기도 했다. 잠시 일광욕을 마친 황구렁이는 몸에 열이 나는지 이번엔 다시 절벽 옆 물속으로 들어갔다. 이어 절벽 아래 햇볕이 잘 드는 암벽을 슬금슬금 기어서 이동했다.
한국양서파충류학회 관계자는 “구렁이 가운데 황색을 띤 것은 민간에서는 황구렁이로 부르고 있다. 검은색을 띤 것은 민간에서 먹구렁이라고 한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구렁이는 해당 개체와 서식지를 잘 보존해야 멸종을 막을 수 있는 희귀 생물”이라고 했다. 또 “변온동물인 구렁이는 비 온 뒤 몸이 추우면 체온 유지를 위해 일광욕을 하다가 더워지면 다시 바위틈 등지로 들어가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구렁이의 주로 바위틈이나 인가 부근에 서식하며 쥐·새알, 작은 새 등을 먹는다.
‘황구렁이’가 경기도 연천군 차탄천 변 주상절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 연천동두천닷컴]
‘황구렁이’가 경기도 연천군 차탄천 변 주상절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 연천동두천닷컴]
황구렁이를 발견한 연천 주민 손은기씨는 “황구렁이가 발견된 차탄천 일대에는 현재 (자갈길을 만들고) 공사가 진행 중인데,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황구렁이 서식지에서 이런 공사를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현장을 확인한 이석우 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대표는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 황구렁이를 잡으려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나타나지 않을지 걱정된다”며 “구체적인 서식장소는 함구할 것”이라고 했다.그는 “희귀 생물 서식지에 대한 개발 시에는 보다 철저한 사전환경영향평가 실시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황구렁이’가 모습을 드러낸 경기도 연천군 차탄천 변 주상절리. [사진 연천동두천닷컴]
‘황구렁이’가 경기도 연천군 차탄천 변 주상절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 연천동두천닷컴]
연천=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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