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목모임"이라지만..친문 '부엉이 모임'에 따가운 시선

입력 2018. 7. 4. 10:26 수정 2018. 7. 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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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전해철·김종민·황희 등 20~30여명 달해
새 당대표 뽑는 전당대회 한달여 앞둬 관심
정의당 "대통령 친위조직 자처..계파모임" 지적
김성태 "대통령 권력에만 치중..우리처럼 망해"

[한겨레]

나무 위에 앉아있는 부엉이. 김진수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새 당 대표를 뽑는 8·25 전국대의원대회를 앞두고 일부 친문(친문재인) 의원들의 모임인 ‘부엉이 모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예비경선을 통해 당 대표 최종후보 3인에 들기 위해서는 당내 친문 세력의 영향력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0~30여명 규모의 부엉이 모임은 박광온·전해철·권칠승·김종민·황희·홍영표 등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이나 문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영입한 인사들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부엉이모임은 2012년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실패 뒤 꾸려졌지만, 현재의 정기모임 모양새를 갖추게 된 건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무렵이라고 한다. 이 모임 소속 한 의원은 “문재인 후보 대선 경선 때 모였던 국회의원들이 경선 끝나고, (대선) 본선에 들어간 뒤 뒤로 빠지면서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처음에 그 마음을 달래기 위해 친목모임으로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친노·친문 세력이 좋을 때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만 그게 아닐 땐 썰물 빠지듯 빠진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가 지금은 할 일이 없지만, 지지율이 떨어지고 어려울 때 ‘문재인을 지키자’고 얘기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당대회 관련 얘기가 오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내부에서도 당대표 출마하겠다는 사람이 여럿이고, 누구를 지지하겠다는 얘기는 당연히 없다”고 말했다.

모임 이름을 ‘부엉이’로 정한 것과 관련해선 “부엉이는 낮에는 가만히 있지만, 밤에는 활동하지 않느냐. 우리는 그 ‘밤’을 어려운 시기로 상정한 것이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바위 이름도 부엉이바위”라고 설명했다. 지난주에는 최근 새롭게 합류한 의원들과 식사자리를 가졌다고 밝혔다.

친문 당권 주자로 꼽히는 전해철 의원은 팟캐스트에서 부엉이 모임에 대해 “조직적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닌 친목모임이다. 몇 년간 해왔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모여서 뭘 하고 있지 않으냐고 민감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친노·친문 모임이라고 (비판)해서 조직적으로 (활동)하지 못했고 이심전심으로 해온 모임“이라며 “지난 대선까지는 나름 역할을 하려 했지만, 이후에는 조직적으로 할 이유를 못 느껴 친목모임처럼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말기 외곽에서 만들어진 참여정부 평가포럼, 노무현 정부 임기 종료 후 진로를 모색하기 위한 모임, 나아가 문 대통령의 2012년 대선 실패 이후 모임 등이 ‘부엉이 모임'의 유래라고 설명했다. 4일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박범계 의원도 “부엉이 모임은 1차 구성원들이 있었고 2차 구성원으로 지금은 확대돼 있다”며 “1차 구성원 중심으로 말씀드리면 우리 당이 위기일 때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당에 계실 때 분열의 난맥상 있는 시기에 빛나는 역할을 해준 의원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며 “그 노력과 헌신, 공로를 가벼이 평가할 수 없다. 부엉이 모임은 패권이나 권력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친문계 의원 모임의 존재가 본격적으로 부각되면서 당 안팎에서는 물론 외부에서도 시선이 곱지 않다. 박범계 의원은 “언론에 이 모임의 존재 가치에 대한 기사가 아니라 전대와 관련해서 (이 모임이) 처음으로 보도됐다.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국민들의 눈이 중요하다. 적어도 전대 전까지는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지난 3일 오전 브리핑에서 “이들의 활동 목적은 문재인 대통령을 밤에도 지키는 부엉이가 되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대통령의 친위조직을 자처하고 있는 것“이라며 “아직 적극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코앞이고 지방선거 압승과 함께 지지율이 고공행진 하는 중에 당 내외에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계파 모임이 결성된 것으로 읽힌다“고 지적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도 “집권당은 대통령 권력에 치중하고 대통령 권력만을 위한 당체제가 되기를 원하냐”며 “수평적 당·청 관계가 되지 못하고 당내 갈등으로 이어지면 우리처럼 위험해지고 망해갈 수 있다”고 밝혔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친문 부엉이 모임이란 게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세 결집이라고 하고 참가자가 수십명 이른다 한다"며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집권당 핵심 의원들이 이런 모임에만 관심이 있는 것에 매우 안타깝고 무책임한 게 아닌가 싶다”고 우려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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