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숨진 기내식 포장업체 "뭐가 와야 포장을 하죠..억울해"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8. 7. 4. 09:36 수정 2018. 7. 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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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업체, 대표잃고 직원들 울며 일해
최종 포장업체, 인력 데리고 가보니
3만식 필요한데 3천식 생산 설비밖에..
심한 조달압력에 대표 "내가 책임져야"
"우리 잘못 아닌데, 오해받아 화납니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익명(아시아나 기내식 협력업체 직원)

아시아나항공의 유례없는 기내식 공급 차질.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기내식을 납품하던 하청업체 대표가 목숨을 끊으면서 '하청 갑질'이 있었던 건 아니냐, 여러 가지 추측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도대체 어떤 상황이길래 이렇게 유례없는 기내식 대란이 벌어진 건지, 업체 대표가 왜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됐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만날 분은 대표가 목숨을 끊은 하청업체의 직원이세요. 익명으로 만나보죠.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 하청업체 직원> 예.

◇ 김현정> 일단 애도의 마음부터 전합니다.

◆ 하청업체 직원> 감사합니다.

◇ 김현정> 대표님이 돌아가셨으니 회사 분위기는 말이 아니겠어요.

◆ 하청업체 직원> 예, 지금도 주문을 계속 받고 있는데요. 직원들이 거의 울고 많이 비통해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 비통한 상황에서 지금 기내식은 계속 만들어야 되는 거예요?

◆ 하청업체 직원> 그러니까 사장님께서 내가 어떻게 돼도 일은 계속할 수 있게끔 그렇게 좀 하라고 아들한테 그렇게 얘기를 했고 그리고 사장님이 늘 하시던 말씀이 '사랑합니다' 그렇게 얘기를 하시면서 직원들을 다독거려가면서 굉장히 노력들을 많이 하셨거든요. 그래서 아무래도 일은 계속해야 되는 게 맞다는 게 직원들의 생각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저는 이 계약 관계가 굉장히 복잡해가지고 잘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기사들도 오보가 굉장히 많은 상태예요. 그러니까 아시아나가 기존의 기내식 업체랑 결별을 합니다.

◆ 하청업체 직원> 거기가 LSG라는 곳입니다.

◇ 김현정> LSG라는 곳. 그런데 선생님이 근무하는 화인CS라는 하청업체는 LSG 때부터 하청업체였던 거죠?

◆ 하청업체 직원> 그렇죠.

◇ 김현정> 음식을 받아서 포장을 마지막 세팅을 해서 기내로 보내는 그 역할을 하는 회사. 아시아나가 기존의 기내식 업체 LSG랑 결별한 후에 GGK라는 회사랑 새로 계약을 합니다. 그런데 이 GGK라는 회사랑 새로 계약을 한 후에도 화인CS는 계속 하청업체를 하기로 했던 거예요. 그런데 갑자기 GGK라는 회사의 공장에 불이 나면서 GGK로 입주해서 일을 못 하고 샤프도앤코라는 새로운 조그마한 회사에 들어가서 포장을 하게 된 상태가 된 거라고요.

◆ 하청업체 직원> 예,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샤프도앤코에 막상 가보니까 하루에 3만 식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도저히 안 됐어요?

◆ 하청업체 직원> 저희가 인력은 충분한 인력으로 준비해서 근무를 하려고 했었는데 들어갔더니 생각보다 너무 좁고 열악한 환경이었죠.

◇ 김현정> 원래 샤프도앤코는 무슨 음식 만들던 곳이에요?

◆ 하청업체 직원> 거기는 이제 할랄, 그러니까 이슬람 음식 만드는 전문 케이터링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수요가 많지 않으니까 공장도 조그맣군요.

◆ 하청업체 직원> 그렇죠. 그래서 굉장히 작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하루 3천식밖에 만들 수 없는 이 정도 환경을 갖춘 공장에서 3만 식을 만들어내야 되는 상황이 된 거예요.

◆ 하청업체 직원> 그 건물이 3만 5천까지는 소화할 수 있는 그런 곳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아시아나 하루치(기내식)를 댈 수 있을 공간이 안 되는 곳.

◆ 하청업체 직원> 비행기에 실릴 때 단 한 가지라도 빼고 비행기에 실을 수가 없는 상황이잖아요. 제품이 다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야 되는데 떨어지는 것들이 굉장히 많았죠.

◇ 김현정> 예를 들어서 여러분 비행기 타보셨지만 한 접시 안에 빵, 샐러드, 버터, 나이프. 이게 포장이 딱 돼서 나오잖아요. 거기 뭐 하나라도 빠지면 접시가 완성이 안 되는 거잖아요, 쟁반이.

◆ 하청업체 직원> 맞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 뭐가 막 자꾸 빠져요, 하나씩.

사진=아시아나 항공 제공
◆ 하청업체 직원> 공급이 잘 되지도 않고 아예 물건이 들어와 있지 않은 것도 있고 그래서 저희 직원이 계속 대기하고 있는 시간이 굉장히 많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고인이 유명을 달리하기 전에 지인하고 통화를 했는데 이렇게 얘기했답니다. "28시간 일을 했다."

◆ 하청업체 직원> 그건 잘못된 거고 더 근무를 더 하셨죠. 저 같은 경우도 사장님이랑 계속 밤을 새고 그다음 날 저녁에 11시 50분에 나갔었거든요.

◇ 김현정> 꼬박 밤을 새고?

◆ 하청업체 직원> 네. 사장님하고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저희 직원들이 오전에 와서 심야 2-3시까지 하고 퇴근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고 보시면 돼요.

◇ 김현정> 토요일(6월 30일)부터 그냥 바로 그 상황이 벌어진 거군요. 들어가자마자부터.

◆ 하청업체 직원> 그렇죠. 가자마자 그런 문제가 발생이 된 거죠. 그런데 비행기에서는 탑재하는 조나 그런 사람들은 비행기에 실어야 되기 때문에 계속 물건을 달라고 요청을 하게 되면 우리는 거기 맞춰서 나가야 되는데 주지를 못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계속 악순환의 반복이 되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도대체 빨리 줘야 되는데 왜 안 줘? 비행기 지금 못 뜨고 있잖아." 이런 항의 전화가 막 오고.

◆ 하청업체 직원> 그렇죠. 왜 안 주냐고 얘기를 많이 했었죠.

◇ 김현정> 우리는 밤이 새도록 근무하는데도 이거 뭐가 와야지 포장을 하는데 이게 조달이 안 되니까 못 하는 상황이고.

◆ 하청업체 직원> 예.

◇ 김현정> 그 상황에서 이제 돌아가신 대표님이 지인한테 이렇게 얘기를 했답니다. "내가 다 책임을 져야 할 것 같다. 도대체 안 되는 일을 되게 하라고 한다. 회사에서는 내가 잘못했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했답니다. 그러니까 아마 본사 쪽 아니면 샤프도앤코나 이쪽에서 뭔가 압박이 왔던 걸까요.

◆ 하청업체 직원> 누가 보더라도 그렇지 않을까요? 말씀하시는 거랑 아마 같은 생각일 겁니다.

◇ 김현정> 그 중압감에 못 이겨서 세상까지 뜨게 된. 정말 한마디로 비극이네요, 예견된 비극.

◆ 하청업체 직원> 네.

◇ 김현정> 직원들이 얼마나 속이 상하실까 싶은데 하청업체 직원 대표로서 꼭 좀 국민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 하청업체 직원> 저희 직원들도 장례식장에 오셔가지고 거의 울다시피 하고 회사에 안 나가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었는데 계속 다독거려가면서 일은 해야 된다고 얘기를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에요.

◇ 김현정> 울면서 일하시는 거네요, 그야말로 진짜 울면서.

◆ 하청업체 직원>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게 우리가 잘못해서 관련된 게 아니라 우리는 충분한 인원을 확보를 했었고 그리고 정말 일이 안 되면 연장을 해서라도 일을 잡아내려고 그렇게 하고 있었는데 정말 감당이 안 되는 그런 상황이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하청업체에서 3천식밖에 못 만들면서 3만 식을 무리하게 욕심 내서 수주했다가 이런 일이 벌어진 거 아니냐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지금 이야기를 듣고 보니까 전혀 그게 아니네요.

◆ 하청업체 직원> 그렇게 얘기하시면 정말 화가 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요. 여러 가지로 억울한 상황이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지금 울면서 일하신다는 그 직원분들 좀 많이 격려하고 위로해 주십시오.

◆ 하청업체 직원>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아시아나 기내식 사태 속에서 그 기내식 하청을 받았던 업체의 대표가 목숨을 끊었죠. 그 업체 화인CS의 직원 한 분을 익명으로 음성 변조로 만나봤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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