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민간인 사찰.."기무사령관이 청와대에 직접 보고"

유충환 입력 2018. 7. 3. 20:13 수정 2018. 7. 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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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국군 기무사령부가 세월호 참사 당시 유족들까지 사찰했다고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후속 취재를 통해서 사찰의 윤곽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파악했습니다.

MBC가 기무사령관의 회의록을 단독입수했습니다.

기무사령관이 사찰을 직접 지시하고 세세하게 내용을 챙겼고 또 그걸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충환 기자의 리포트 보여드리고 스튜디오에서 유 기자와 자세한 내용 이어가겠습니다.

◀ 리포트 ▶

진도 팽목항과 안산 단원고 등 곳곳에 기무사 요원들이 배치된 지 두 달쯤 지난 2014년 7월 6일.

기무사령부에 세월호 TF 팀장급인 처장 실장들이 호출됐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재수 당시 기무사령관은 참석자들을 강하게 질타합니다.

"실종자가 현재 11명인데 부모 성향은 확인하고 있는가?"

사령관의 질문에 처장들이 대답을 못하자,

"여기 정보기관이야! 옛날 같으면 일일이 공작할 사항이야!" 라고 호통을 칩니다.

수색 기간이 길어지자 실종자 가족들의 성향을 파악해 수색 종결을 설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라고 재촉하는 겁니다.

사령관은 질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자신이 직접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합니다.

"학부모에 대한 성향을 파악해서 일대일로 맨투맨을 붙이던, 종교계를 동원하던, 국정원을 동원하던 타협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다그쳤습니다.

MBC가 입수한 당시 기무사령관의 말이 고스란히 담긴 '현안업무 회의록' 입니다.

참모들을 질책한 사령관의 입에서 'BH'란 영문 약자가 언급됩니다.

"오늘 BH 보고를 하는데 어제 보고자료를 주면 어쩌라는 것이냐."

사령관이 말한 BH는 블루 하우스.

바로 청와대입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보고할 때 한 줄도 수정하지 않고 말로 때웠다"고 얘기합니다.

기무사령관이 청와대를 찾아가 누군가를 직접 만나 얼굴을 마주하고 보고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결국 기무사의 세월호 민간인 사찰은 기무사령관의 직접 지시로 이뤄졌고, 기무사령관 역시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의 누군가에게 보고하며 지시를 받았음을, 문서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MBC뉴스 유충환입니다.

유충환 기자 (violet1997@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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