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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술 논란' 부른 日축구, 벨기에 몰아세우며 명예 회복

등록 2018.07.03 05:4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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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 3위 벨기에 상대로 먼저 2골 대등하게 싸워

사상 첫 월드컵 8강 진출, 눈앞에서 좌절

'지연술 논란' 부른 日축구, 벨기에 몰아세우며 명예 회복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일본 축구가 조별리그에서 소극적인 지연 전술로 구설에 올랐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 벨기에를 벼랑 끝까지 몰아세우며 명예를 회복했다.

일본은 3일 오전 3시(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전에서 후반에 먼저 2골을 넣으며 승기를 잡았지만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2-3으로 역전패했다.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8강 문턱을 넘는 것 같았지만 유럽 특유의 높이와 힘을 극복하지 못했다. 벼랑 끝에 몰렸던 벨기에의 침착함과 마지막 역습 한 방이 인상 깊은 경기였다.

벨기에는 2-2에서 후반 추가시간으로 4분이 주어진 가운데 종료 30여초를 남기고 코너킥 세트피스를 막은 뒤 빠른 역습으로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나세르 샤들리(웨스트브롬위치)가 결승골의 주인공이다.

'지연술 논란' 부른 日축구, 벨기에 몰아세우며 명예 회복

일본의 FIFA 랭킹은 61위다. 월드컵에서 변방으로 취급받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16강에 올랐지만 벨기에는 너무 버거운 상대였다.

에당 아자르(첼시), 마루앙 펠라이니, 로멜루 루카쿠(이상 맨체스타 유나이티드),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얀 베르통언(토트넘) 등이 주축인 '황금세대' 벨기에는 우승후보로 꼽힌다.

많은 도박사와 전문가는 벨기에의 일방적인 승리를 전망했다. 하지만 일본은 수비적인 운영을 할 것이라는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대등하게 맞섰다. 특히 벨기에보다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좌우 측면을 집요하게 공략해 기회를 만드는 장면이 여러 번 나왔다.

'지연술 논란' 부른 日축구, 벨기에 몰아세우며 명예 회복

16강 진출 여부가 걸린 폴란드와의 H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고의적으로 시간을 끄는 등 소극적인 운영으로 비판받았기에 일본의 이날 모습은 더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일본은 후반 막판 폴란드에 0-1로 뒤졌지만 세네갈-콜롬비아의 경기 상황을 인지하고 고의적으로 공격을 하지 않고 시간을 끌었다. 하프라인을 넘지 않고 자기 진영에서 패스를 주고받았다. 경기 의사가 보이지 않았다.

콜롬비아가 세네갈에 앞선다는 소식을 접하고 16강 진출을 위한 안정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H조에서 일본과 세네갈은 1승1무1패(승점 4)로 동률을 기록했다. 득실차(0), 다득점(4골), 승자승(맞대결 2-2 무승부)까지 같았다.

'지연술 논란' 부른 日축구, 벨기에 몰아세우며 명예 회복

결국 페어플레이 점수를 통해 일본이 16강에 올랐다. 일본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경고 4회, 세네갈은 6회 받았다.

세네갈축구협회는 일본의 폴란드전 경기 운영에 대해 FIFA에 공식으로 항의 서한을 보내는 등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세계 많은 언론도 일본의 방식을 비판했다. 자국 언론과 팬들마저 손가락질했다.

하지만 벨기에를 상대로 정상급 기량을 선보이면서 논란은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지연술 논란' 부른 日축구, 벨기에 몰아세우며 명예 회복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인 개리 네빌 해설위원은 "이번 대회 토너먼트에서 본 경기 중 최고였다"고 했고, 은퇴한 네덜란드 국가대표 공격수 패트릭 클루이베르트는 "일본의 전반은 매우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전 미국여자축구대표팀 주장 크리스티 램폰은 "엄청난 경기였고, 엄청난 마무리였다"며 벨기에와 일본의 경기력을 칭찬했다. 일본은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 중 최고 성적으로 러시아월드컵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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