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양승태 시절' 법원행정처, 제2의 변협 구상했다
[앵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상고법원 설치에 비판적이던 당시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뒷조사한 정황, 보도해 드렸는데요.
이 뿐만 아니라 대한변협을 둘로 쪼개 무력화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유대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5년 4월,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대한변협 대응방안 문건.
이 문건에서 '복수변협'이 언급됩니다.
법으로 인정된 유일한 변호사 단체인 대한변협을 둘로 쪼개자는 겁니다.
변협 집행부가 상고법원 설치를 계속 반대하자 아예 변협을 여러개 둬 대한변협의 힘을 빼자는 방안.
[하창우/전 대한변협 회장 : "변협을 쪼개서 예를 들면 사시 출신 변협, 로스쿨 출신 변협 이런 식으로 또는 진보 성향 변협, 보수 성향 변협 이런식으로..."]
변호사들이 변협 집행부에 불만을 갖도록 여론전도 펼치려 합니다.
법무사에게 소액 민사 소송을 맡기는 등 변호사 업무를 일부 떼주자고 합니다.
변호사들에게 민감할 수 밖에 없는 문제를 건드려 당시 변협 집행부를 고립시키겠다는 전략입니다.
하창우 당시 변협 회장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하 전 회장이 대법관 출신들의 변호사 등록을 거부한 것 등이 20대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야당에 구애를 한 것이란 소문을 내자는 겁니다.
문건엔 하 전 회장을 '정치적 돈키호테'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하창우/전 대한변협 회장 : "문건을 보는 순간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법부가 최고법원이 이렇게 공작에 가까운 문건을 만들어서 시행을 했다는 것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대한변협은 사법부가 변협 길들이기를 한 것이라며 대법원의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김유대입니다.
김유대기자 (yd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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