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기내식 납품 못한 업체 대표 스스로 목숨 끊어

임명수 2018. 7. 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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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되자, 2일 오전 인천 집에서 극단적 선택한 듯
유족들 "많이 힘들어 했다"고 경찰에 진술
경찰 "유족들이 원치 않아 더이상 알려줄 수 없다"
이륙하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중앙포토]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을 공급하는 협력 업체 대표가 자살했다. 경찰은 항공기에 기내식을 제대로 싣지 못해 일부 비행기 편이 그냥 출발하는 등 문제가 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 모 아파트에서 기내식을 공급하는 협력 업체 대표 A씨가 스스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친동생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유족들은 경찰에서 “전날 기내식 납품 문제로 많이 힘들어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유족과 회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인천발 런던행 아시아나 여객기가 출발 시간이지연되자, 항공사측에서 탑승객들에게 음료수와 과자를 주고 있다. 함종선 기자

A씨는 당초 지난 1일 인천공항에서 출발 예정이던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82편에 기내식을 납품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기내식 납품이 지연되면서 81편 출발이 지연됐다. 이 중 12편은 기내식을 싣지 못하고 출발했다.

기내식 없이 비행기가 출발하는 아시아나의 ‘노 밀(No Meal) 사태’가 이틀째 계속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일 75편의 국제선 여객기 중 16편이 기내식 없이 출발했다고 이날 밝혔다.

16편에 탑승한 인원은 2700여 명이다. 또 ‘노 밀’로 인해 1시간 이상 지연 출발한 여행기도 수십 편에 달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기내식 공급업체와 함께 대책반을 꾸려 최대한 수습하는 중”이라며 “정상화되는데 2~3일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노 밀 소동이 시작된 1일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여객기 80편 중 51편이 1시간 이상 지연 출발했으며, 36편은 기내식이 아예 싣지 못한 상태로 출발했다.

‘노 밀’ 항공편은 중국·일본 등 단거리 국제노선에 많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기내식 없는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에게 30~50달러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것으로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하루 승객이 2만~3만명에 달하는 만큼 승객 불편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특히 여행객이 늘어나는 성수기를 맞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형국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1일보단 덜 혼란스럽지만, 지연 출발 등으로 인해 불만을 토로하는 승객들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노 밀’ 사태는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공급 업체를 바꾸면서 발생했다. 기존에 하루 3만명분의 기내식을 공급하는 LSG에서 소규모 업체인 샤프도앤코로 공급 업체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준비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내식 공급업체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이번처럼 대규모 노 밀 사태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면서 “프로세스가 미숙해 벌어진 일인 만큼 여파가 오래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샤프도앤코의 생산시설은 하루 3만여 명의 기내식을 생산하는 데 부족함이 없지만, 기내식을 포장·수송하는 과정이 익숙하지 않다 보니 문제가 발생했다”며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정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임명수 기자, 김영주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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