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필리핀 시장, 옥외 조회 중 총맞아 숨져..저격수가 쏜 듯

김혜경 2018. 7. 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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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유혈 마약전쟁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온 한 필리핀 정치인이 2일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현지 매체인 인콰이어러 등에 의하면 필리핀 중부 바탕카스주 타나우안시의 안토니오 할릴리 시장은 이날 아침 시청 옥외에서 열린 주간 조회시간에 총격을 받았다.

할릴리 시장은 흉부에 1발의 총탄을 맞았으며, 곧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약 한 시간 후에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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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할릴리 시장, 2일 아침 주간조회 중 총격 피살
두테르테 대통령 마약유혈전쟁에 비판적 입장 취했던 인물


【서울=뉴시스】 필리핀 바탕카스주 타나우안 시의 안토니오 할릴리 시장(푸른색 재킷을 입은 남성)이 2일 아침 주간조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그는 이날 주간조회에서 어디선가 날아온 총탄을 맞고 사망했다. (사진출처: CNN홈페이지 캡처) 2018.07.02.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유혈 마약전쟁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온 한 필리핀 정치인이 2일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현지 매체인 인콰이어러 등에 의하면 필리핀 중부 바탕카스주 타나우안시의 안토니오 할릴리 시장은 이날 아침 시청 옥외에서 열린 주간 조회시간에 총격을 받았다.

그는 주간 조회시간에 부시장 및 직원들과 함께 맨 앞줄에 서 있었으며, 국기 게양에 맞춰 국가를 부르던 중 어디선가 날아온 총탄을 맞았다.

시 관계자는 "우리는 국가를 부르던 중이었다"면서 "시청 건물 빈 공간에서 저격수가 총격을 가한 것 같다"라고 밝혔다.

할릴리 시장은 흉부에 1발의 총탄을 맞았으며, 곧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약 한 시간 후에 사망했다.

수사 당국은 저격수가 먼 거리에서 고성능 총을 이용해 할릴리 시장을 저격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까지 용의자는 파악되지 않았다.

이날 주간 조회 장면은 한 시 직원의 스마트폰으로 촬영돼 언론에 공개됐다. 영상에는 할릴리 시장이 주변 사람들과 악수를 나누거나 인사하는 장면, 시 직원들이 국기게양에 맞춰 가슴에 손을 얹고 국가를 부르는 장면 등이 담겼다. 그러다가 갑자기 총소리가 났고, 사람들이 놀라 지르는 목소리 등이 담겼다. 할릴리 시장이 직접적으로 총을 맞는 장면은 담기지 않았다.

할릴리 시장은 지난 2016년 타나우안 시내에서 마악상들과 함께 '부끄러운 발걸음'(walk of shame)이라는 거리행진을 해 유명해졌으며, 이 후 생명의 위협을 받아왔다고 한다.

【서울=뉴시스】안토니오 할릴리 필리핀 타나우안시 시장이 지난 2016년 시내에서 벌인 거리행진의 모습. (사진출처: CNN홈페이지 캡처)2018.07.02.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취임 후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벌이며 대대적 단속에 나섰는데, 경찰에 사살당한 마약 용의자 대부분이 빈곤층인 점에 대해 할릴리는 비판적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할릴리는 두테르테의 '마약과의 전쟁' 자체는 지지하지만, 경찰이 마약거래의 '핵심인물'을 타깃으로 해야 한다고비판했다. 이로 인해 그는 마약 갱단과 결탁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받았다.

할릴리 시장의 총격 사망에 대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대변인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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