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 ⓒ FIFA



[제3경기 스페인 vs. 러시아 1일 오후 11시] 부담 없는 러시아, 대반란을 꿈꾼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 최대 이변은 역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우승팀 '무적함대' 스페인의 몰락이었다. 페르난도 토레스와 세스크 파브레가스, 페드로 로드리게스(이상 첼시), 후안 마타(맨유) 등이 벤치 멤버였을 정도로 화려한 멤버구성을 자랑하던 스페인은 네덜란드와 칠레에게 덜미를 잡히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스페인은 유로2016에서도 이탈리아에게 패해 16강에서 탈락했고 FIFA 랭킹 10위로 떨어지며 러시아 월드컵 조 추첨에서 2포트로 밀렸다.

그래도 역시 스페인은 스페인이었다. 스페인은 대회 개막 이틀을 앞두고 감독이 교체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음에도 1승2무 B조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1포트의 포르투갈과 승점(5점),골득실(+1)까지 같았지만 모로코와의 최종전에서 2골을 넣으면서 다득점에서 앞서 조1위를 차지했다. 스페인은 90년대 레전드 페르난도 이에로 감독을 중심으로 여전히 뛰어난 조직력을 과시하고 있다.

피파 랭킹 70위로 월드컵에 참가하는 32개국 중 랭킹이 가장 낮은 러시아는 2010년의 남아공에 이어 조별 리그에서 탈락하는 두 번째 개최국이 될 거라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러시아는 개막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5골을 몰아넣으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고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부상 투혼을 발휘한 이집트전(3-1 승)에서도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조별 리그에서만 3골을 넣은 데니스 체리셰프(비야레알)는 러시아의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러시아는 조별리그 마무리가 썩 좋지 않았다. 우루과이를 상대로 이고르 스몰니코프(제니트)가 퇴장을 당하는 등 어려운 경기를 펼친 끝에 0-3으로 완패한 것. 사우디와 이집트를 상대로 8골을 넣으며 기세를 올렸던 러시아의 상승세가 우루과이전을 통해 한풀 꺾인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16강 상대는 '무적함대' 스페인이다.

스페인과 러시아는 아직 월드컵 무대에서 한 번도 격돌한 적이 없다. 객관적인 전력은 분명 스페인이 한참 앞서지만 두 팀의 상성은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 게다가 러시아는 홈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으며 경기를 펼칠 수 있고, 이번 월드컵을 통해 명예회복을 해야 하는 스페인에 비해 부담도 덜하다. 구 소련 해체 후 처음으로 16강 무대를 밟은 러시아는 대이변을 일으키며 1970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48년 만에 8강에 진출할 수 있을까?

[제4경기 크로아티아 vs. 덴마크 2일 오전 3시] 20년 만에 8강에 오를 팀은?

크로아티아는 유고연방 분리독립 후 처음으로 출전한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득점왕 다보르 슈케르(현 크로아티아 축구협회장)의 대활약에 힘입어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8강에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과 유로1996에서 우승을 차지한 독일을 3-0으로 제압하며 세계 축구팬들을 경악시켰다(그리고 이 장면은 정확히 20년 후 러시아에서 한국에 의해 재현됐다).

이번 대회는 크로아티아가 1998년의 영광을 재현하기 아주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천재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마리오 만주키치(유벤투스), 이반 라키티치(바르셀로나), 이반 페리시치(인터밀란) 등 스타들이 즐비한 선수 구성은 1998년을 가뿐히 능가한다는 평가. 실제로 크로아티아는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를 3-0으로 제압하는 등 3전 전승 승점9점, 골득실+6의 완벽한 성적으로 D조 1위를 차지했다.

덴마크는 지난 시즌 EPL에서 10골 10도움으로 더블-더블 시즌을 보내며 해리 케인, 델리 알리, 손흥민과 함께 토트넘 공격을 주도했던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이끄는 팀이다. 물론 요세프 폴울센(라이프치히), 니콜라 외르겐센(페예노르트) 등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덴마크의 모든 공격은 에릭센의 발끝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큰 과장이 아니다. 에릭센은 조별리그에서도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첫 경기에서 페루를 꺾고 두 번째 경기에서 호주와 비긴 덴마크는 프랑스와의 최종전에서 지루한 경기 내용으로 졸전을 펼치며 축구팬들을 실망시켰다. 비겨도 16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는 덴마크는 프랑스를 상대로 굳이 조1위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실제로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 골도 나오지 않은 0-0 무승부 경기는 C조의 프랑스-덴마크전이 유일했다.

사실 크로아티아가 아르헨티나를 완파하며 조1위가 유력해진 순간부터 크로아티아와 덴마크의 16강 매치업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었다. 20년 만에 조별리그를 통과한 크로아티아와 16년 만에 16강에 진출한 덴마크 모두 마지막으로 8강 무대를 밟은 것은 20년 전 프랑스월드컵이 마지막이었다. 조별리그 성적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8강을 향한 절실함은 양 팀이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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