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화장품으로 병색 감춘 대통령.. 건강도 정치다
위문희 입력 2018. 6. 30. 13:01 수정 2018. 7. 1. 10:08
보안사항인 대통령 건강의 정치학
청와대가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국가 안위와 직결되는 만큼 보안 사항으로 분류되는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공개하는 것은 그 자체로 중요한 정치 행위로 해석된다.
박근혜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순방 기간 동안 감기 때문에 일부 일정을 취소하거나 링거를 맞았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2014년 9월 캐나다 국빈방문, 2015년 4월 중남미 순방, 2016년 6월 아프리카 순방 등 박 대통령이 링거를 맞았다고 밝힐 때마다 ‘링거 투혼’이 화제가 됐다. 2015년 당시 중남미 순방 직후엔 “과로로 인한 만성 피로로 생긴 위경련으로 인한 복통에, 인두염에 의한 지속적 미열도 있다”고 청와대가 증상과 병명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적도 있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은 자서전 『대통령의 시간』을 통해 재임 중인 2009년 폐질환을 앓았던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걱정하는 말을 하거나 표정을 지으면 안 된다”며 “아내에게만 발병 사실을 알리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기로 했다”고 회고했다. 이 대통령은 비타민을 먹는 것처럼 위장해서 약을 먹고, 안색이 어두워 보이지 않도록 부인 김윤옥 여사가 쓰던 화장품으로 화장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대통령도 2009년 400억 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를 마친 뒤 현지 기자회견에서 “입술 터진 보람이 있다”고 말해 그의 ‘부르튼 입술’은 외교적 노력의 상징이 됐다.
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39세에 소아마비를 앓아 항상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지만 그가 휠체어를 탄 모습이 담긴 사진은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1993년부터 1945년까지 미국 역사상 유일한 4선 대통령으로 재임했다. 프랭클린 대통령은 각료 회의에 앞서 언제나 책상 뒤로 휠체어를 치워놨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엔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오히려 건강 기록을 공개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4년 12월 인후염에 걸려 치료를 받은 뒤 자신의 주치의로 하여금 직접 증세를 설명하도록 했다. 지난 2016년 미 대선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이 2장짜리 자신의 건강 기록을 먼저 공개하면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건강 문제를 쟁점화했다. 2008년 미 대선에서는 72세로 고령이었던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1100쪽 짜리리 의료기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문재인 대통령이 과도한 일정과 누적된 피로로 인해 몸살 감기에 걸려 주말까지 모든 일정을 취소 및 연기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27일 밝혔다. 문 대통령이 건강상의 이유로 일정을 변경한 것은 처음이다. 김 대변인은 “주치의가 휴식을 강력히 권고 했기 때문에 이 사실을 공개하기로 했다”며 “또 대통령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에 (의구심을 품은) 여러분들 시선을 피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청와대가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국가 안위와 직결되는 만큼 보안 사항으로 분류되는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공개하는 것은 그 자체로 중요한 정치 행위로 해석된다.
박근혜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순방 기간 동안 감기 때문에 일부 일정을 취소하거나 링거를 맞았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2014년 9월 캐나다 국빈방문, 2015년 4월 중남미 순방, 2016년 6월 아프리카 순방 등 박 대통령이 링거를 맞았다고 밝힐 때마다 ‘링거 투혼’이 화제가 됐다. 2015년 당시 중남미 순방 직후엔 “과로로 인한 만성 피로로 생긴 위경련으로 인한 복통에, 인두염에 의한 지속적 미열도 있다”고 청와대가 증상과 병명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적도 있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은 자서전 『대통령의 시간』을 통해 재임 중인 2009년 폐질환을 앓았던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걱정하는 말을 하거나 표정을 지으면 안 된다”며 “아내에게만 발병 사실을 알리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기로 했다”고 회고했다. 이 대통령은 비타민을 먹는 것처럼 위장해서 약을 먹고, 안색이 어두워 보이지 않도록 부인 김윤옥 여사가 쓰던 화장품으로 화장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대통령도 2009년 400억 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를 마친 뒤 현지 기자회견에서 “입술 터진 보람이 있다”고 말해 그의 ‘부르튼 입술’은 외교적 노력의 상징이 됐다.
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39세에 소아마비를 앓아 항상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지만 그가 휠체어를 탄 모습이 담긴 사진은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1993년부터 1945년까지 미국 역사상 유일한 4선 대통령으로 재임했다. 프랭클린 대통령은 각료 회의에 앞서 언제나 책상 뒤로 휠체어를 치워놨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엔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오히려 건강 기록을 공개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4년 12월 인후염에 걸려 치료를 받은 뒤 자신의 주치의로 하여금 직접 증세를 설명하도록 했다. 지난 2016년 미 대선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이 2장짜리 자신의 건강 기록을 먼저 공개하면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건강 문제를 쟁점화했다. 2008년 미 대선에서는 72세로 고령이었던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1100쪽 짜리리 의료기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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