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안과 방문하며 배운 라식,라섹 병원 고르는 방법

김동호 기자 2018. 6. 2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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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시력이 안 좋은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시력교정수술에 대해 고민을 해보았을 것이다. 대체재인 안경과 렌즈가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수술을 원하는 사람들은 안경과 렌즈의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굳이 수술을 결심한 사람들이다. 따라서 비용이 더 비싼 수술의 주는 효용이 안경과 렌즈가 주는 불편함보다 커야 한다. 그러나 안경이나 렌즈는 불편하고 건조한 것 외에는 큰 부작용이 없지만, 시력교정 수술이 잘못될 경우의 부작용이 심각하다. 때문에 환자들의 수술에 대한 관여 수준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모든 의료 행위가 그러하듯,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환자는 정보 획득에 제약이 있다. 게다가 수술을 위해 한번이라도 관련 키워드를 검색해본 사람이라면 얼마나 많은 광고들이 디지털 정보망을 장악했는지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환자들은 오로지 병원에서 제공하는 몇 가지 정보와 느낌만으로 병원을 고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게 병원을 선택하기엔 환자들의 위험 부담이 크다.

시력교정 수술은 수술 시간이 10분 정도이면서 수술비가 최소 100만 원 선에서 600만 원까지로, 병원 입장에서 꽤 큰 매출비중을 차지할 수 있는 수술이다. 그러다 보니 무작정 수술 수만 잔뜩 늘리고 이후의 관리는 엉망진창인 ‘공장형 안과’가 출현했다. 공장형 안과는 의료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상업화로 도덕적 해이에 빠져 의료과실을 발생시키는 병원이다. 몇 년 전 TV다큐 프로그램에서 조사한 내용에 의하면, 대표원장 이름으로 전부 수술 예약을 해놓고 페이닥터가 수술하거나 수술 후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등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시력교정 수술은 특히 수술 후 지속적으로 안구 상태를 점검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는 수술이다. 수술과 부작용에 시간차가 있기 때문인데, 라식이나 라섹 수술 후 몇 년 뒤에나 부작용이 발견되었다는 사례들이 그것이다. 또, 스마트폰의 장시간 이용 등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근시가 더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시력교정 수술은 수술대에서 내려온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전문가의 관리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공장형 안과에서는 이런 것들이 터부시 되므로 경계해야 한다. 

결국 우리가 찾아야 할 이상적인 병원은 ‘환자 중심 진료를 하는 수술 잘하는 병원’이다. 

16개 병원을 돌아다니며 확인한 결과, 모든 병원이 이벤트 가격을 제시했다. 병원에 갈 때마다 “원래 얼마인데, 지금 이벤트 중이라서 00만 원 할인해 드릴게요” 혹은, “원래 얼마인데, ##이벤트 대상이셔서 00만 원 할인 적용됩니다”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병원의 후기들을 찾아보면 대체로 원래 그 병원은 그 정도의 가격대이다. 그러니 할인 이벤트에 심장 두근댈 필요 없이, 여유가 있을 때 수술을 하는 것이 낫다.

목표 시력은 안경이나 렌즈를 통해 볼 수 있는 시력과 동일하다. 1.0이나 1.5를 선택한 다음 더 깎거나 덜 깎는 것이 아니고 안구 상태에서 볼 수 있는 최대 시력으로 각막을 깎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에 따라 잘 나올 수도 있고, 목표 교정 시력이 1.0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0.7~0.8 정도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수준이다. 따라서 시력 얼마 달성한 사람이 몇 명이라는 것은 쓸모 없는 정보다.

모든 병원의 홈페이지에서 90%의 확률로 볼 수 있는 숫자 중 하나는 수술 건수에 관한 내용이다. 대체로 수술을 총 몇 건 진행 했다거나 하루 수술 건수를 몇 건 이하로 제한한다는 내용 중 하나는 꼭 있다. 전자의 경우 대부분 규모가 큰 병원(의사 수가 많음)이거나 의사의 경력이 긴 경우이고, 후자는 대부분 규모가 작은(의사 1~2명 정도) 경우이다. 병원의 규모는 어떤 게 좋다기 보다는 장단점이 있어서 본인에게 맞는 곳을 고르는 게 좋다. 병원이 큰 경우 병원의 인프라가 잘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고, 작은 경우에는 모든 것을 수술해준 의사에게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병원은 큰데 수술 건수가 얼마라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면 그 병원은 주력 수술이 라식/라섹/렌즈삽입술이 아닌 병원일 가능성이 크다.

무의미한 숫자들이 대체로 명목적이라면, 유의미한 숫자들은 좀 더 환자에게 실질적이다. 수술 후 보증 기간이라든지, 관리 기간이라든지 환자의 피부에 닿는 것이거나, 수술이 성공적일 것이라는 기대를 주는 단서들이다. 이것들은 아주 중요한 단서들이기 때문에 일정한 기준치를 정해 놓고 그 이하인 경우는 거르는 편이 좋다. 또, 이런 정보는 병원이 온라인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한 홈페이지 등을 제작할 때 의료광고법에 따라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따라서 홈페이지에 나온 정보를 기반으로 확인하면 된다.

이렇게 마케팅 메시지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수술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정보인가?’, ‘마케팅 메시지가 아니라 실제로도 그런가?’ 두 가지 질문을 가지고 가를 수 있다. 이렇게 병원에서 무분별하게 쏟아내는 메시지들을 1차적으로 선별한 후, 핵심이 되는 정보들을 파악하여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동호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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