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 갇혀 지속적 성폭행 당한 위안부' 서울시, 초등생에 이런 강의 하겠다니..
서울시가 다음 달부터 서울의 초·중학교를 찾아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역사 교육을 한다. 대상은 초등학교 5·6학년생과 중학생이다. 외부 인사가 서울의 각급 학교를 찾아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교육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교육을 맡은 강사들이 교직 경험이 전혀 없는 데다 교육 내용에 적나라한 위안부 피해 사실이 담겨 있어 어린 학생들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시의 '위안부 수업' 내용은 현행 교과서에 나오는 것보다 훨씬 자세하고 적나라하다. 교재 첫 장부터 '일본군위안부를 성 노예로도 부른다' '위안부는 위로와 즐거움을 주는 여자'라고 나온다. 잔혹한 피해 사실도 여과 없이 들어 있다. '침대 하나가 들어갈 만한 작은 방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갇혀 지내며 끊임없이 성폭력을 당했다'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기 때문에 아이를 낳지 못하게 된 경우도 많았다' '군대에서 쓰는 물건처럼 다뤘다'는 문구가 있다.
이에 비해 올해 신학기부터 사용된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국정 사회 교과서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모진 고통을 당하였다'고만 설명한다. 개정 전 교과서는 초등학생에게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아예 '일본군위안부'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았다.
전문가와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지적 발달 과정을 고려하지 않은 교육'이라고 한다. 권일남 명지대 사회과학대학장·한국청소년활동학회장은 "시의 강의는 성 가치관이 정립된 고등학생 이상에게 알맞다"고 했다. 양천구의 초등학생 학부모 정모(44)씨는 "초등학생에게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지나치게 생생한 내용을 가르치는 수업은 무리"라고 했다.
시는 위안부 교재 내용을 서울대 인권센터 소속인 박정애 동국대 연구교수에게 감수를 받았다고 한다. 각급 학교의 교육과정을 관할하는 서울시교육청이나 여성가족부와는 협의하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25일 "위안부같이 민감한 내용의 교육은 사전에 협의했으면 좋았을 내용"이라고 했다. 신종호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에서 교육 전문가가 진행해야 할 역사 교육을 왜 서울시가 외부 강사를 데려와 직접 하느냐"고 했다.
시가 교육을 위탁한 기업 '우리가 만드는 미래'는 경력 단절 여성의 일자리 알선이 주요 사업 중 하나다. 80시간 민간 역사교육과정을 수료하면 강사로 채용한다. 이번 '위안부 수업'에는 전업주부·회사원 출신 12명이 사내 강의 5회를 듣고 투입된다. 방과 후 수업으로 올해 말까지 총 120개 학급에서 실시한다. 원하는 학교는 학급 단위로 신청할 수 있다.
수업 위탁 기업이 서울시 산하기관장이 만든 회사라는 점도 논란이다. 2007년 당시 사회단체장이던 김인선 현 서울시 동부여성발전센터장이 세웠다. 김 센터장은 현재 이 회사의 지분 20.85%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자 이사다. 시는 예산 5000만원이 들어간 초·중등 위안부 교육 외에도 위안부 피해자 추모 공간인 '기억의 터' 문화 해설 등 총예산 1억원 규모의 사업을 이 회사에 맡겼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산하기관장의 개인 사업장이라 해도 시 사업 수주에 규정상 제한이 없다"며 "청소년 역사 교육 단체가 거의 없어 시에서 부탁하다시피 해 맡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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