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독일전] 영권+영선, 가장 '한국적인' 수비 조합이었다

조남기 2018. 6. 28. 00:5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위기가 아예 없을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고무적이었던 건, 스웨덴과 멕시코를 상대로 잦은 실수를 범했던 한국 수비진이 독일전에서는 큰 실수 없이 경기를 견뎌냈다는 점이다.

독일전에서 빌드업에 능한 중앙 수비수는 크게 필요해 보이지 않았다.

상대의 볼을 끊어내고 막아내는 수비만이 필요했고, 그 자리에 윤영선과 김영권이 있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WC 독일전] 영권+영선, 가장 '한국적인' 수비 조합이었다



(베스트 일레븐)

위기가 아예 없을 수는 없었다. 상대는 독일이었으니까.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중앙 수비 조합은 굉장히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윤영선과 김영권이 합심해 ‘전차 군단’을 제어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7일 밤 11시(한국 시각) 카잔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3라운드 독일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후반 45+1분 김영권, 후반 45+5분 손흥민의 득점으로 독일을 격파했다. 한국은 F조에서 1승 2패를 기록, 같은 시각에 벌어진 경기에서 스웨덴이 멕시코를 꺾는 바람에 16강에 진출하진 못했다. 하지만 혼자 떨어지지 않았다. 마치 물귀신처럼 ‘디펜딩 챔피언’ 독일까지 탈락의 수렁으로 몰아넣는 데 성공했다.

신태용 감독은 기성용이 부상으로 빠지자, 센터백 장현수를 미드필더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중앙 수비 라인엔 기존 멤버 김영권에 윤영선을 더했다. 윤영선은 세계 최강 독일을 상대로 월드컵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윤영선과 김영권의 호흡은 환상적이었다. 그리고 닮아 있었다. 화려한 플레이보다는, 중앙 수비수의 전통적 덕목인 ‘클리어링’에 집중했던 두 선수는 독일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화려하지는 않았으나, 투박한 맛이 감미로웠고, 그래서 충분히 아름다웠다. 그간 보고 싶었던 수비 조합이었다.

윤영선과 김영권은 번갈아 가며 호수비를 선보였다. 전반 7분 윤영선은 반칙으로 상대 공격을 끊었고, 전반 10분엔 김영권이 조슈아 키미히의 크로스를 잘랐다. 전반 28분엔 윤영선이 티모 베르너의 크로스에 머리를 댔고, 전반 33분엔 윤영선이 마르코 로이스의 중거리 슛을 육탄 방어했다. 전반 39분엔 김영권이 베르너의 슛을 블로킹했으며, 전반 45+2분에도 윤영선의 블로킹이 한 차례 있었다. 전반 45분 동안 두 선수는 온 몸을 사용해서 독일을 막았다.

후반전 초반엔 위기가 닥쳤다. 레온 고레츠카의 헤더가 한국 골문을 겨냥했는데, 그 순간만큼은 아쉽게도 모두가 고레츠카를 놓쳤다. 그래도 조현우의 슈퍼 세이브 덕분에 한국 수비진은 실점 없이 그 상황을 넘겼다. 이후 오른발 슛을 시도한 베르너 역시 모두가 체크하지 못했다. 그래도 김영권과 윤영선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그들의 자리를 지키며 임무를 수행했고, 득점하고 싶어 안달이 난 독일의 발목을 계속해서 잡았다.

결국 ‘영영 조합’은 경기 막판까지 무실점으로 한국 골문을 지켰다. 조현우의 도움도 있었고, 완벽하지 않아 뚫리는 장면도 더러 있었지만, 세계 최강 독일을 상대로 이런 경기력을 보였다는 점만큼은 박수를 받을 만했다. 무엇보다 고무적이었던 건, 스웨덴과 멕시코를 상대로 잦은 실수를 범했던 한국 수비진이 독일전에서는 큰 실수 없이 경기를 견뎌냈다는 점이다.

독일전에서 빌드업에 능한 중앙 수비수는 크게 필요해 보이지 않았다. 상대의 볼을 끊어내고 막아내는 수비만이 필요했고, 그 자리에 윤영선과 김영권이 있었다. 과거 월드컵에서 한국이 보였던, 가장 ‘한국적인’ 수비를 그들이 보여줬다. 윤영선과 김영권은 독일의 공격을 두려워하지 않던 진정한 ‘태극전사’였다.

그리고 마지막, 김영권의 추가 시간 득점은 영영 라인의 하이라이트였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축구 미디어 국가대표 - 베스트 일레븐 & 베스트 일레븐 닷컴
저작권자 ⓒ(주)베스트 일레븐.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Copyright © 베스트일레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