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큰돌고래는 빙하기가 괴로워

2018. 6. 2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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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통 돌고래라고 부르는 '큰돌고래'와 제주 연안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는 비슷하게 생겼지만, 엄연히 다른 종이다.

주로 연안에 바짝 붙어사는 남방큰돌고래는 빙하가 확장되면서 연안 서식지가 줄었고 이어 개체수가 감소했을 거라고 추정했다.

유은원 해양수산부 해양수산생명자원과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남방큰돌고래 집단의 유전적 다양성을 분석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향후 제주 바다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 보전 대책 수립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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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남방큰돌고래 유전체 해독

[한겨레]

남방큰돌고래 떼가 제주 앞바다를 헤엄치고 있다. 남방큰돌고래는 연안 1㎞ 안쪽에서 활동한다. 고래연구센터 제공

우리가 보통 돌고래라고 부르는 ‘큰돌고래’와 제주 연안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는 비슷하게 생겼지만, 엄연히 다른 종이다. 일반인이 한눈에 구분하기 힘든 수준이긴 하지만, 큰돌고래는 통통하고 남방큰돌고래는 날렵하다. 가장 큰 차이는 서식지다. 큰돌고래는 연안은 물론 먼바다에서도 발견되지만, 남방큰돌고래는 연안 1~2㎞ 안쪽에 바짝 붙어산다. 그렇다면 두 종은 수만년 전부터 어떤 생활사를 가졌을까?

남방큰돌고래의 유전체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해독됐다고 해양수산부가 26일 밝혔다. 또한 집단유전체학을 활용하여 남방큰돌고래와 큰돌고래를 비교한 결과, 마지막 빙하기가 두 돌고래의 운명을 가른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의 의뢰로 이번 연구를 진행한 박중기 이화여대 교수(에코과학부) 연구팀은 남방큰돌고래 유전체가 총 25억개의 염기쌍과 약 2만3000개의 유전자로 구성된 사실을 밝혀냈다. 국내 고래류의 유전체를 해독한 것은 2013년 밍크고래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남방큰돌고래와 큰돌고래 서식지
남방큰돌고래와 큰돌고래 개체군 크기 변화

이번 연구에서는 남방큰돌고래와 큰돌고래의 개체군 크기 변화도 분석했는데, 흥미로운 점이 발견됐다. 약 1만5000년 전 끝난 마지막 빙하기에 남방큰돌고래의 개체수는 감소한 반면 큰돌고래의 개체수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연구팀은 그 이유를 두 돌고래의 서식지 특성에서 찾았다. 주로 연안에 바짝 붙어사는 남방큰돌고래는 빙하가 확장되면서 연안 서식지가 줄었고 이어 개체수가 감소했을 거라고 추정했다. 반면 큰돌고래는 빙하 확장으로 먹이망이 연쇄 붕괴했고, 뒤이어 범고래와 상어 등 포식자가 급감하면서 개체수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지금은 바다로 돌아간 서울대공원 돌고래들. 2012년 서울대공원 해양관 내실에서 찍은 사진으로, 아래가 제돌이이고 위 두 마리가 금등이와 대포다. 과천/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남방큰돌고래는 인도양과 서태평양 열대 및 온대 바다의 연안에 분포한다. 국내에서는 제주도 연안에서 100여마리가 서식하며, 2012년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됐다. 2013년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를 벌이던 ‘제돌이’를 시작으로, 모두 7마리가 고향인 제주 바다로 돌아간 바 있다. 큰돌고래는 북극과 남극 바다를 제외한 세계 모든 해역의 연안과 먼바다에서 관찰되며, 남방큰돌고래와 함께 돌고래쇼에 많이 동원되는 종이다.

유은원 해양수산부 해양수산생명자원과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남방큰돌고래 집단의 유전적 다양성을 분석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향후 제주 바다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 보전 대책 수립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중기 교수는 “돌고래 유전자의 변이 양상을 비교하면, 기후변화와 개체군의 변화 등 과거에 어떤 현상이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다양한 생물 연구에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안예은 정민석 교육연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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