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장바구니? 6.13지방선거 현수막 쓰레기 되는지 알았더니..
선거 때 걸렸던 그 많은 현수막들은 어디로 갔을까? 지난 6.13지방 선거 당시 전국의 도로 곳곳은 후보자들을 알리는 현수막으로 뒤덮였다. 중앙선관위에 의하면 지난 13일 선거에 사용된 현수막 개수는 총 13만 8192장, 일렬로 이어놓은 길이로 따지면 서울과 부산을 편도로 약3.5번 갈 수 있는 1천 382km에 달한다.
지난 21일 기자는 환경부의 도움을 받아 선거 현수막을 재활용해서 장바구니를 만드는 작업장을 직접 찾아갔다. 서울시 노원구의 한 공영주차장에 위치한 작업장에선 장애인들이 지난 지방선거에 나왔던 현수막을 재활용해서 장바구니를 만들고 있었다. 이재환 센터장은 “현수막 재활용 장바구니 사업은 현수막을 소각하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환경보호도 되며,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어 1석 3조”라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현수막 장바구니는 세 단계에 걸쳐서 만들어진다. 우선 나무 지지대와 현수막을 분리한 후, 현수막을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마지막으로 현수막을 바느질해서 손잡이까지 달아준다. 작업자들은 다양한 색과 모양의 현수막에서 무궁무진한 디자인이 나올 수 있는 것이 현수막 장바구니의 매력이라고 했다. 한 직원은 폐현수막 사이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현수막을 들어올리며 “현수막을 재활용하면 재미있는 디자인도 나온다”면서 박원순 시장의 얼굴 사진이 보이는 가방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실제로 만들어지는 재활용 장바구니엔 후보자들의 얼굴이 직접 드러나진 않는다. 인쇄 페인트가 묻은 면이 밖으로 드러날 경우 옷 등에 이물질이 묻을 수 있어 뒤집어서 장바구니를 만들기 때문이다.
한편, 환경부는 이 업체에서 만든 선거 현수막 재활용 장바구니를 다음달 3일부터 서울시 노원구와 금천구 중소마트와 전통시장에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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