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포영화가 사라진다..왜?

입력 2018. 6. 26.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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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괴담', '폰', '장화, 홍련', '알 포인트', '분홍신'. 한국영화가 중흥기를 맞은 1990년대∼2000년대 중후반 한국영화의 중요한 장르로서 관객의 시선을 모은 대표적 공포물이다.

한 투자배급사 고위 관계자는 "대부분 한국 공포영화는 주로 한(恨)의 정서를 바탕으로 귀신 등 사연이 있는 존재를 등장시켰다"면서 "이를 답습하면서 관객을 잃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2000년대 중후반 이후 스릴러 장르가 공포영화의 재미를 대체한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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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2일 개봉하는 공포영화 ‘속닥속닥’의 한 장면. 사진제공|그노스
7월 개봉 ‘속닥속닥’ 단 한 편뿐 작년 ‘컨저링’ 흥행 시장은 존재 참신한 소재로 진부함 탈피해야

‘여고괴담’, ‘폰’, ‘장화, 홍련’, ‘알 포인트’, ‘분홍신’…. 한국영화가 중흥기를 맞은 1990년대∼2000년대 중후반 한국영화의 중요한 장르로서 관객의 시선을 모은 대표적 공포물이다.

하지만 이후 한국 공포영화는 그만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3월 개봉작인 ‘곤지암’이 젊은층의 시선을 모으며 267만여명의 관객을 모은 것을 제외하면 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띌 만한 흥행작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또 그 ‘성수기’로 인식된 여름 시즌에도 마찬가지.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영화 ‘제작상황판’에서도 7월12일 개봉작 ‘속닥속닥’을 빼면 67편의 개봉 준비작과 제작 중이거나 촬영을 앞둔 작품 가운데 공포물은 없다. ● “진부함에서 벗어나야”

영화계는 그 주 관객층이 10대 후반∼20대 초반으로, 과거에 비해 연령층의 폭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인으로 “기존 화법의 답습”을 꼽는다. 한 투자배급사 고위 관계자는 “대부분 한국 공포영화는 주로 한(恨)의 정서를 바탕으로 귀신 등 사연이 있는 존재를 등장시켰다”면서 “이를 답습하면서 관객을 잃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2000년대 중후반 이후 스릴러 장르가 공포영화의 재미를 대체한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한 영화제작자는 “공포영화 연출 경험도 축적되지 않아 연출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평균 제작비가 상승하고 전체적으로 제작 규모가 커지면서 이른바 ‘큰 영화’를 선호하는 현실도 원인이 된다. 한 영화 제작관계자는 “적은 제작비를 들인다 해도 그 흥행의 결실은 일정 규모 이상을 뛰어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공포영화 ‘컨저링’(왼쪽)-‘겟 아웃’. 사진제공|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 “공포영화 시장은 분명히 있다”

그러면서도 영화계는 일정 규모의 공포영화 시장이 형성돼 있다는 데에 동의한다.

영화진흥위원회 김성희 연구원은 지난해 ‘여름시장 분석과 4대 메이저 투자배급사 배급 전략’ 보고서에서 역대 외국 공포영화 중 최고 흥행작인 ‘컨저링’(226만명)을 비롯해 그 속편(193만명), ‘겟 아웃’(213만명) 등에 비춰 공포영화 시장이 존재한다고 썼다. 또 다른 투자배급사 관계자 역시 “분명히 그렇다. 공포영화를 선호하는 관객은 여전히 극장을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형성된 시장 안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에 여름 시즌이라는 계절적 요인도 흥행과 상업성을 기대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컨저링’과 ‘겟 아웃’ 등이 “일상과 사회가 가장 큰 공포라는 교훈”을 줬다며 “관객층을 확장하고 새로운 공포의 공간을 찾는 변화”를 강조했다.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외화에 자극을 받아 한국 공포영화를 새롭게 만들려는 움직임도 조금씩 눈에 띈다”면서 “진부함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인데, 긍정적 신호임엔 틀림없다”고 말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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