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인간병기 김다미, 할리우드 초능력자 닮았나요

이후남 2018. 6. 26.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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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개봉 '마녀'서 살벌한 액션
1500대 1 오디션 뚫고 주연 따내
"평범한 고교생처럼 보이려 했다"
김다미
“후반에 변하는 모습도 신경 썼지만, 그 전에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이후 부분이 잘 보일 거라고 생각해서 앞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어요.”

27일 개봉하는 ‘마녀’(감독 박훈정)로 충무로 주연 대열에 합류한 신예 김다미(23)의 말이다. ‘마녀’는 ‘신세계’‘대호’‘브이아이피’등 직접 쓴 시나리오에 바탕해 남성 캐릭터 위주의 영화를 연출해온 박훈정 감독의 신작. 이번엔 18세 소녀가 주인공이다. 10년 전 뭔가 아주 잔혹한 일이 벌어진 시설에서 피범벅으로 탈출한 어린 소녀는 농장을 경영하는 노부부의 양녀가 되어 어느새 고등학생 ‘구자윤’으로 자랐다. 자윤은 어려워진 집안 형편을 돕고자 단짝 친구 명희(고민시 분)의 권유로 TV 오디션 프로에 출연하는데, 자윤을 알아본 수상하고 위협적인 사람들이 다가오면서 영화 분위기도 전혀 달라진다. 전반부가 미스터리가 감도는 일상적 드라마에 가깝다면, 후반부는 액션이 몰아치듯 쏟아진다.

개봉에 앞서 만난 김다미는 “제가 액션을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했다. 어쩌면 자윤의 특징도 이런 의외성에 있다. 농장 일은 물론 치매를 앓기 시작한 엄마를 돌보는 데도 적극적인 속이 꽉 찬 고등학생, 하지만 가끔 극심한 두통에 시달리는 모습이 뭔가 큰 병이 있는 것 같았던 자윤이 후반에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전광석화 같은 몸놀림과 총솜씨는 타고난 인간 병기, 거기에 염력까지 발휘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초능력자다. 김다미는 “후반부 모습은 감독님이 굉장히 편안하고 여유롭게, 스스로 강한 사람이라 생각하면서 연기하라고 디렉션을 줬다”고 전했다.

영화 ‘마녀’의 주인공 자윤(김다미 분)과 단짝인 명희(고민시 분).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여성이 주인공인 액션 영화란 점은 지난해 김옥빈이 주연한 ‘악녀’나 할리우드 영화 ‘킬빌’등과 비교되기도 한다. 김다미는 “‘마녀’를 찍으며 ‘악녀’를 봤다”면서도 “따라 하게 될까 봐 (여성 액션 영화를) 최대한 안 보려고 했다”고 했다. 오히려 “초능력을 쓸 때의 손동작 등 히어로물을 많이 봤다”고 했다. 이는 ‘마녀’의 액션이 지닌 특징과도 맞아 떨어진다. 땀 냄새 물씬한 맨몸 액션이 아니라 중력을 초월한 듯 빠른 속도와 괴력이 두드러지는 액션이다. 할리우드 수퍼 히어로 영화라면 몰라도 한국영화에선 상대적으로 새로운 시도다.

특히 자윤의 능력치는 귀공자(최우식 분)로 불리는 청년을 비롯해 적수로 등장하는 캐릭터 중에 단연 압도적. 어린 시절 정체불명 시설에서 ‘마녀’로 불린 것도 그래서다. 김다미는 “석 달간 기초 체력부터 시작해 주먹 지르기 등을 훈련하고 나중에 우식 오빠와 합을 맞춰갔다”며 가장 어려웠던 일로 “간결하고 절제된 자윤의 액션과 연기를 함께 하는 것”을 꼽았다.

어려서 TV 드라마 등을 보며 자연스레 연기를 꿈꿨다는 그는 3차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이번 역할을 따냈다. 캐릭터의 매력으론 후반부 변신을 빼놓을 수 없지만, 배우로서 신뢰감을 주는 건 전반부 감성이 고조되는 장면을 무리 없이 소화한 점이다. 지난해 인천대 공연예술학과를 졸업한 그의 상업영화 출연은 올해 4월 개봉한 ‘나를 기억해’의 조연까지 이번이 두 번째. ‘마녀’를 함께한 배우들 사이에선 신인답지 않게 대담하단 평이 흘러나온다. 김다미는 “성격이 무던한 편”이라며 “쉽게 놀라거나 하지 않아 대범하다고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버닝’의 전종서 등 다른 20대 신예들과 함께 거론되는 것에 대해선 “꿈도 못 꿨던 일이라 감사하고 과분하단 생각이 든다”며 “그만큼 열심히 다양한 역할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마녀’는 시리즈물로 기획된 영화다. 이번 1편의 흥행성적에 따라 2편, 3편이 이어진다면 “자윤의 본성에 대한 얘기가 될 것 같다”는 게 김다미의 전언이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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