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 경제] 미국은 왜 중국과 무역 전쟁을 하나요

조현숙 입력 2018. 6. 26. 00:05 수정 2018. 6. 27.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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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제1 수출국인 미국
대중 무역에서 적자 쌓이자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 폭탄
중국도 미국산에 보복 관세

Q.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을 벌인다는 기사를 요즘 많이 봤어요. 어떤 전쟁이길래 한국에서까지 ‘무역 전쟁 때문에 경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걸까 궁금해요. 어떤 이유로 두 나라가 무역 전쟁이란 걸 벌이게 된 건지도 알고 싶어요.

무역적자 줄이고 기술유출 막기 위해서죠"
A. 틴틴 여러분, ‘무역’이란 말의 뜻을 알고 있나요. 한자로 ‘무(貿)’와 ‘역(易)’을 합쳐서 만든 말인데요. 발음도 다르고 모양도 다르지만 두 글자의 뜻은 사실 같답니다. 바꾸다, 교환하다, 사고팔다. 같은 의미의 두 글자를 합쳐놓은 것이니 무역이란 단어의 뜻풀이도 어렵지 않겠지요. 여러 가지 물건을 사고팔고, 바꾼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틴틴 여러분이 편의점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돈을 주고 사는 일을 무역이라고 부르진 않죠. 보통 무역은 나라와 나라 간에 일어나는 교환을 뜻합니다. 한국에서 만든 제품을 미국 기업이 대량으로 사서 미국인들에게 판다. 바로 이런 걸 무역이라고 부르죠.

틴틴 여러분, 가진 학용품, 장난감 아니면 입고 있는 옷 구석구석을 한 번 살펴보시겠어요. ‘Made in China’ 같은 영어 글귀가 보이지 않나요. 영어를 배운 틴틴 여러분이라면 뜻을 금방 알아차릴 수도 있겠네요. 바로 중국(China)이란 나라 안에서(in) 만들어졌다(Made)는 의미랍니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물건이 어떻게 한국에 살고 있는 틴틴 여러분 손에 들어올 수 있었을까요. 바로 바다 건너 물건을 사고 파는 무역을 통해서겠죠.

전 세계에서 경제 규모로 1위와 2위에 올라있는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가 무역 전쟁을 벌인다고 합니다. 다행히 총알과 폭탄이 난무하는 ‘진짜’ 전쟁은 아닙니다. 그런데 무역으로 어떻게 전쟁을 한다는 것일까요. 틴틴 여러분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게 당연해요. 두 나라가 무역 전쟁이란 걸 벌이게 된 이유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미·중 무역 전쟁
틴틴 여러분이 쓰고 있는 학용품, 입고 있는 옷, 장난감이 어디서 만들어졌나 확인해보면 중국산이 정말 많을 겁니다. 중국엔 세계에서 가장 많은 14억 명 인구가 1000만㎢에 달하는 영토에 살고 있어요.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선진국은 물론 한국보다도 인건비가 싸답니다. 선진국보다 적은 월급을 주고도 똑같은 일을 시킬 수 있다는 의미죠. 이런 이유로 세계 각국에서 쓰이는 많은 물건이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있어요. 중국에 ‘세계의 공장’이란 별명이 붙은 이유랍니다.

그런데 미국에도 별명이 있어요. ‘세계의 시장’입니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세계 1위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경제 규모가 큰 나라입니다. 여기에 미국 국민은 버는 만큼 많이 쓰기로 유명합니다. 많은 나라 제품이 미국으로 건너가 팔리고 있어요.

무역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요. 수출과 수입. 수출은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물건을 파는 것, 수입은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 물건을 사오는 걸 뜻해요. 그럼 중국이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는 어디일까요. 바로 미국입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997억6200만 달러(약 111조원)어치의 물품을 미국에 수출했어요.

하지만 미국이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는 중국이 아닙니다. 미국의 제1 수출국은 캐나다(올 1~3월 732억7300만 달러)입니다. 2위 멕시코(639억3300만 달러)에 이어 중국은 3위(320억2300만 달러)입니다. 셈에 밝은 틴틴 여러분이라면 벌써 눈치를 챘을지도 모르겠네요.

중국은 980억 달러를 미국에 수출하지만, 미국은 320억 달러밖에 수출하지 못했어요. 최근 석 달 사이에만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수출과 수입)에서 600억 달러가 넘는 적자를 봤다는 얘기죠. 올해 만의 일은 아닙니다.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오랜 기간 적자를 보고 있었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전부터 이런 문제를 지적해왔어요. 2015~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자이던 시절부터 “중국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았아갔다”며 “중국산 제품에 45%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약(당선되면 실천하겠다며 후보자가 밝히는 약속)했습니다. 미국이 무역 전쟁을 벌이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중국 기업이 미국 회사에 기술을 베껴 제품을 만들고 이걸 다시 미국에 수출한다는 의혹도 제기했죠.

당선 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말을 실행하기 시작합니다. 공약했던 45%까진 아니지만 수백억 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25% 관세를 추가로 물리기로 했어요. 관세는 물건을 외국에서 수입할 때 붙는 세금입니다. 관세 25%가 더 붙게 된다면 1만원이던 수입 가격이 세금 탓에 1만2500원으로 뛰게 됩니다. 높은 관세가 붙으면 크게 두 가지 변화가 일어나요. 갑자기 오른 가격에 사람들이 수입 제품을 덜 사게 되겠죠. 또 수출하는 기업 입장에선 판매량도 줄고, 이익도 줄게 되겠죠.

가만히 있을 중국이 아닙니다. 미국보다 싼 가격에 제품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했을 뿐인데 트럼프 정부에서 공격을 해오니 중국 정부도 바로 반격에 나섭니다. 중국에 수입되는 미국산 제품에 비슷한 규모로 25%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합니다. 두 나라는 관세 ‘폭탄’을 날리기에 앞서 수차례 협상을 벌이기도 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어요. 중국의 보복 관세 발표 직후 트럼프 행정부는 높은 관세를 부과할 중국산 제품의 범위를 4배로 늘리겠다며 더 큰 보복 조치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런 일들을 통틀어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라고 부릅니다. 영토와 국민의 생명까진 아니지만 자국의 일자리와 부(富)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전쟁이지요.

불똥은 한국에도 튀고 있습니다. 한국의 많은 기업이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어요. 또 중국과 미국에 많은 제품을 수출하고 있어요. 한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랍니다. 한국의 1·2대 수출 상대국인 두 나라가 무역 장벽을 쌓는다면 그 피해는 한국 기업에도 고스란히 돌아올 수 있어요. 미·중 무역 전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틴틴 여러분도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겠죠.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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