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95세 할아버지도 탈락..이산가족 상봉 경쟁률 '569대 1'

최재영 기자 2018. 6. 2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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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25 때문에 남과 북으로 헤어진 가족 가운데 일부가 두 달 뒤에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예비 후보자 500명이 오늘(25일) 선정됐습니다. 500명도 적은데, 이 500명이 다 만나는 게 아니라 여기서 최종 100명을 다시 뽑습니다. 무작위 컴퓨터 추첨의 경쟁률이 무려 569대 1이나 됩니다. 이렇다 보니까 고향에 두고 온 가족을 한 번이라도 보고 싶다는 95살 할아버지 꿈은 이번에도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최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북에 형과 동생을 두고 왔다는 95살 박성은 할아버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추첨장을 찾았습니다.

[박성은/이산가족 : 이번에 마지막입니다. 제가 살면 몇 년을 살겠어요.]

하지만 기대는 이내 아쉬움으로 변했습니다.

[박성은/이산가족 : 이름이 없어요? (다시 한번 확인해 볼게요.) 저는 이산가족은 끝났어요. 가야지. 뭐…]

북에 두고 온 세 살배기 딸이 평생 눈에 밟혔다는 90살 이용녀 할머니.

1차 상봉 후보자 명단에 이름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이용녀/이산가족 : 죽었으면 어쩔 수 없지만, 살았으면 만나야 하잖아.]

컴퓨터 무작위 추첨이기는 했지만 90세 이상 고령자와 직계 가족을 두고 온 신청자들에게 우선순위를 부여했습니다.

하지만 5만 7천 명 중 1차 후보자도 500명에 불과합니다.

[김영헌/이산가족 : 지금은 도저히 (1차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없어요?]

전면적 생사 확인, 상시 상봉 등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이런 과정을 반복해야 합니다.

[박경서/대한적십자사 회장 : 5만 7천 명의 한을 풀기에는 무척 부족한 숫자입니다.]

오늘 뽑힌 500명 중에서도 본인 의사와 건강상태, 가족의 생사 여부 등을 확인한 후에 100명 만 가족을 만날 수 있습니다.

최종 명단 100명은 8월 4일 북측에 최종 통보됩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오영택)    

최재영 기자stillyo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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