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취재N팩트] 자유를 향한 사우디 여성들의 '첫 드라이브'

조수현 2018. 6. 25.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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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 유일하게 여성의 운전을 금지해온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 운전이 합법화됐습니다.

30대 왕세자가 주도하는 개혁 정책의 일환인데요.

여성 권익을 억압하는 사우디 사회의 오랜 악습 근절에 중요한 전환점이 마련됐다는 평가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조수현 기자!

외부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는 사우디 여성들에게 사상 처음으로 운전이 허용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시각으로 24일 0시를 기해, 여성 운전 금지 규정이 폐지됐습니다.

그동안 사우디 여성들은 외출할 때 남성 가족을 동반하거나 운전기사를 고용해야 했습니다.

그럴 여건이 안 될 경우 택시 등을 이용해야 했는데, 홀로 외출하는 것이 훨씬 수월해진 겁니다.

이제 만 하루가 조금 넘었는데요.

수도 리야드를 비롯한 주요 도시마다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운전자들이 도로에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운전대를 잡은 이들의 소감, 들어보시겠습니다.

[맙쿠타 알마리 / 리야드 시민 : 우리 모두의 꿈이었습니다. 정작 현실이 되니 믿기지 않았어요. 기쁜 동시에 얼떨떨하고…만감이 교차했어요.]

[헤싸 알아자지 / 리야드 시민 : 역사적인 날입니다. 운전해줄 사람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다닐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습니다.]

[앵커] 외부에서 보면 당연한 권리를 뒤늦게 허용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사우디 내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전통적으로 매우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로 꼽혀온 사우디에서 이번 조치는 상당히 획기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사우디의 여성 운전 금지령은 인권 침해 정책이라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요.

사우디 사회의 변화를 외부에 알리는 신호탄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국영 아랍뉴스는 자국 역사에 대변혁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과거 미국 링컨 대통령의 노예해방령과 비교해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SNS에는 세계 각지에서 응원과 축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고요.

알 왈리드 사우디 왕자도 트위터를 통해 딸이 운전하는 차를 처음 타보게 됐다며 '인증샷'을 게시했습니다.

사우디 전국에선 거리에 여성 운전자들이 눈에 띄자 환호를 보내는 시민들도 많았습니다만,

일부 남성들의 희롱 또는 위협적인 언행으로 인해 경찰이 집중 단속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번 조치가 사우디 정부의 사회·경제 개혁 정책 중 하나라고요?

[기자] 이번 정책의 중심에는 33살의 패기 넘치는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있습니다.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부친 살만 국왕의 신임하에 '비전 2030'을 추진 중인데요.

석유 의존도를 줄이도록 산업 구조를 개편하고, 엄격한 이슬람 율법이 지배하는 왕정에서 벗어나 온건한 이슬람국가로 탈바꿈하는 게 목표입니다.

세부적으로는 오랫동안 금기시했던 여성의 사회 참여를 독려하고, 대중문화와 관광 산업을 활성화해 국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사우디 여성들의 운전 합법화로 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까요?

[기자] 사우디 정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사우디에서 운전 가능한 연령대의 여성은 약 9백만 명으로, 이 가운데 6백만 명 정도가 면허증을 취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2천여 명이 면허증을 소지한 상태인데요.

새로운 운전자가 대거 유입되면서 자동차와 보험 시장이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요.

여성들의 경제 활동 참여율도 오를 전망입니다.

블룸버그는 2030년까지 사우디의 국내총생산을 900억 달러 증가시키는 효과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내놨는데요.

경제적인 부분은 사우디 정부의 중장기적인 목표인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겠습니다.

아울러 이번 정책이 상징적인 수준에 그치지 않고, 여성의 자유가 제약돼있는 사우디 사회에 진정한 변화의 계기가 될지도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YTN 조수현[sj102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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