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전기사용량 OECD 최고 수준..'똑똑한 전기절감' 이 답이다

입력 2018. 6. 25. 11:28 수정 2018. 6. 25. 12: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래픽=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공급→수요관리 중심’ 패러다임 전환
아낀 전기 매매 네가와트 시장 활성화
신재생에너지 비중 2030년엔 20%로
ESS 누적 설치량 3년사이 10배 성장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탈원전ㆍ탈석탄’ 정책으로 신재생에너지가 중심이 되는 ‘에너지 전환기’가 성큼 다가왔다.

이 과정에서 원전 등 대형 발전소를 필두로 전기를 생산ㆍ공급하던 기존의 공급 중심 에너지정책 또한 변화하고 있다. 아래로부터 전력 소비를 효율화하는 수요관리 중심 정책이 주목받으면서 민간에서도 ‘똑똑한 전기절감’을 가능케 하는 기술로 시장을 선점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다.

정부는 작년 12월 ‘재생에너지 3020 계획’을 발표하고 현재 7% 수준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다. 원전 축소로 ‘탑-다운’ 방식의 대용량 발전이 줄어드는 데 따른 대비 방안도 활발한 논의 중이다.

특히 한국 국민의 전력 사용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 에너지 수요절감과 효율 관리 중요성은 더욱 강조된다.

한국전력이 4월 발간한 ‘KEPCO 인 브리프 2017’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국민 1인당 전기사용량은 9869kWh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 국민 1인당 전기 사용량 증가율은 연평균 1.58%를 기록했다. 한국과 아이슬란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가 전력 수요 감소 추세를 그리는 것과 대비되는 현상이다.

2015년 기준으로 한국 국민 1인당 전기 사용량은 9555kWh로, 미국(1만2833kWh)보다는 적었지만 일본(6257kWh), 독일(6483kWh), 프랑스(6837kWh) 보다 월등히 많았다.

철강, 반도체, 석유화학 등 전력소비가 많은 산업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17년 국내 전력소비량 55조6140억원 가운데 51.3%인 28조5212억원이 산업용 전기 소비량인 것이 이를 방증한다. 최근 정부는 에너지 소비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인센티브 성격의 제도들을 도입하고 나섰다.

대표적으로는 2014년 11월 공장이나 대형마트, 빌딩 등을 대상으로 절약한 전기를 사고파는 ‘네가와트 시장(전력 수요자원 거래시장ㆍDR시장)’이 문을 열고 운영 중이다.

‘네가와트(negawatt)’는 네거티브(negative)와 전력 단위인 메가와트(megawatt)의 합성어로, 전력소비를 줄이는 것이 발전을 더하는 것과 같다는 개념이다. 예컨대 전력 수요가 증가할 때 1GW 발전소를 짓는 것보다 그만큼 수요를 감축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인식이 바탕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6월 현재 DR시장 참여 고객수는 3592개소로, 원전 3~4기의 발전량에 달하는 규모인 4.22GW 상당의 전기가 시장을 통해 거래되고 있다. 2014년 11월 시장이 처음 열렸을 때 참여 고객수가 861개소, 참여용량이 1.52GW였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

ESS(에너지저장장치)에 대한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도 전력효율화 인센티브로서 도입됐다.

정부는 최근 2019년말까지 태양광 연계 ESS REC 가중치를 5.0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REC 거래시장의 증가세와 함께 정부가 ESS 설치에 대한 강력한 유인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ESS가 전력 수요관리에 효과적이기 때문에 향후 에너지 정책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4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ESS 누적 설치량은 2014년 89MWh에서 2015년 239MWh, 2016년 490MWh, 2017년 900MWh 수준으로 3년 사이 10배 가량 성장했다. 업계는 국내 ESS 시장 규모가 2020년 4400억원 규모로 매년 1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간 기업들도 이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SDI, LG화학 등 배터리 업체들은 ESS용 배터리사업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태양광ㆍ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뿐 아니라 개별 공장이나 가정에서도 ESS 설치가 늘어남에 따라 시장은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현재 삼성SDI와 LG화학의 ESS용 배터리 공급량은 글로벌 ESS 시장의 60% 가량이다.

ESS 설비와 전력 시스템 구축 기술을 보유한 LS산전이나 효성 등에게도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LS산전은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공장 조성 등 사업 확대를 고심 중이다. 민간 발전ㆍ에너지업계도 ESS 시장 참여에 시동을 걸고 있다. LNG 발전사인 SK E&S는 최근 두산중공업과 ESS 구축 계약을 맺고 ESS 사업 포문을 열었다. 향후 ESS사업을 확대하려는 계획인 것으로 풀이된다. SK가스 자회사 SK D&D도 지난해부터 ESS 구축 수주를 따내는 등 사업기회를 넓혀가고 있다.

이세진 기자/jinlee@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