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마봉춘이 간다] '주 52시간' 앞뒀지만.."과로사할까 겁나요"

2018. 6. 25. 06:55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투데이] ◀ 앵커 ▶

이제 다음 주부터 주 52시간 근무가 시작됩니다.

노동자들의 과로를 줄이고 저녁 있는 삶을 찾자는 취지인데요.

그런데 아직 이런 노동자들도 있습니다.

하루 10시간 넘게 일하고 주말 근무까지, 일할 때는 밥 먹을 시간조차 없다는 이들.

<마봉춘이 간다>에서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30도를 넘나드는 한낮 더위에 더 뜨겁게 달아오른 듯한 공장단지.

집배원인 김태찬 씨가 오토바이로 매일 누비다시피 다니는 곳입니다.

"안녕하세요. 등기 하나 있어서요."

5년 전 마흔 넘은 나이에 집배원의 길에 들어섰다는 김 씨.

어린 자녀 셋을 안정적으로 키우고 싶어 시작한 일이지만, 대신 아이들 얼굴은 볼 틈조차 내기 어려웠다는데요.

아침 7시에 출근해 하루 2천 개 넘는 우편물을 전달하고 나면, 근무 시간은 12시간을 넘기기 일쑤.

[김태찬/집배원] "거의 쉴 시간 없이 일을 하지 않으면 집에 못 갈 정도니까. 여기 통 보시는 것처럼 이런 통을 하루에 4번, 5번은 기본적으로 채워야 해요."

제대로 끼니 챙길 틈도 없이 일을 해야만 할당량을 겨우 채우는데, 6월은 그야말로 공포의 한 달이었다는데요.

지방선거를 앞두고 떨어진 이른바 '공보물 폭탄'.

[최승묵/전국집배노조 위원장(지난 14일)] "하루도 쉬지 않고 밤샘근무를 했던 과정들이 있습니다. 선거우편물 공보작업을 아마 집집마다 구분 작업을 밤늦게까지 했을 겁니다."

선거가 끝난 뒤엔 숨돌릴 틈도 없이 '라돈 침대' 수거에 나서야 했습니다.

급기야 지난 16일 침대 수거에 투입됐던 집배원 한 명이 퇴근 뒤 심정지로 숨졌고, 평소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던 집배원들은 과로사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합니다.

[김태찬/집배원] "참 암담했죠. 솔직히 남 일같이 않게 생각했어요. 항상 아침에 새벽같이 나와서 밤늦게까지 일하기 때문에 과로에 노출돼 있고요."

뇌와 심장 혈관 질환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집배원은 올해만 벌써 여섯 명.

하지만 결원이 생겨도 채워지지 않는 열악한 노동 환경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는데요.

[김태찬/집배원] "바로 옆 팀 같은 경우는 네 명이 근무하는데 한 분이 빠지시면 거의 1.5배를 더 근무를 해야 하거든요. 그러면 자기 것도 힘든 상황에서…"

우정사업본부 측은 인력을 늘리고 새 장비를 투입해 연말까지 노동시간을 주 52시간까지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김태찬 씨는 오늘도 밤늦게서야 겨우 볼 수 있을 아이들 얼굴을 떠올리며 오토바이에 오릅니다.

<마봉춘이 간다>였습니다.

[저작권자(c) MBC (www.imnews.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