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팰리스보다 비싼 홍대 앞 원룸 월세, 이유가..

한상혁 기자 입력 2018. 6. 25.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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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최고급 아파트인 ‘타워팰리스’와 홍익대 앞 원룸 중 어느 것이 비쌀까?

고급주택 대명사인 타워팰리스가 한 채당 거래 가격은 더 높다. 하지만 단위 면적당 월 임대료를 계산하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전용15㎡ 원룸 월세가 60만원(보증금 1000만원)으로 3.3㎡(1평)당 13만2000원인데, 타워팰리스 전용 91㎡ 월세는 360만원(보증금 3000만원)으로 3.3㎡당 13만원. 같은 면적에서 창출하는 월 임대료 수입은 대학가 원룸이 최고가 아파트보다 더 높은 것이다.

고급주택의 대명사인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아파트. /조선DB


왜 ‘초소형 부동산’에 주목해야 하는 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우리나라에선 1~2인 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응한 소형 주택 공급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치솟는 집값과 주거비 부담으로 결국 1인 가구는 월세 시장으로 내몰린다. 부동산전문기자인 김순환(문화일보)씨와 이정선(한국경제신문)씨는 저서 ‘부자들은 지금 초소형 부동산을 산다’에서 ‘초소형 부동산’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와 투자 요령을 제시했다.

■“강남보다 강북을 노려라”

서울의 한 원룸주택 내부. /조선DB


서울 강남권에는 이제 초소형 부동산 개발이 가능한 땅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땅이 있어도 3.3㎡당 가격이 1억원 내외로 소액 투자는 꿈도 꾸기 어렵다. 빈 땅을 개발해 월세를 받으려면 강북권을 눈여겨봐야 한다. 강남권이 아닌 광진구·성동구·마포구·동작구·용산구 등은 월세 가격이 의외로 높기 때문이다.

이 지역들에는 최근 4~5년 고시원·게스트하우스 등 초소형 주택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가격이 급등했다. 광진구 테크노마트 인근 원룸은 4평(13㎡)에 월세 50만원이다. 3.3㎡당 13만원이 넘는다. 동작구 노량진동 학원가 일대 원룸 월세도 3.3㎡당 13만7000만원 수준이다. 월세가 3.3㎡당 8만9000원인 강남구와 서초구보다 높다. 다만 강남구나 서초구보다 보증금은 싼 편이다. 공시(公試) 학원이나 전문 직종 학원이 있어서 수강생을 겨냥한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강북권은 이 지역 외에도 대학가 중심으로 다가구주택 등을 개발하면 의외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대학가 주변은 노후 단독·다가구주택 대부분이 원룸이나 고시원 등으로 개조됐다. 개발 물건을 찾기 쉽지는 않다. 하지만 발품을 들이면 의외로 좋은 물건을 만날 수 있다.

■ 대학가에서 지하철 한 정거장 떨어진 곳이 좋아

대학가 주변에서 투자 물건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하철 기준으로 한 정거장 정도 떨어진 곳에서 찾는 것이 방법이다. 지하철역 주변 대학가는 이미 개발이 끝났다.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용 건물을 매입할 때 투자금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조금 떨어진 지역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개발 가능성있는 물건이 많다.

대학생과 직장인 등의 원룸 주택 수요가 많은 서대문구 창천동 일대 항공사진./네이버

연세대와 서강대, 이화여대, 홍익대가 있는 마포구와 서대문구 일대의 경우 창천동이나 상수동, 홍제동을 비롯한 서대문구청 부근을 둘러봐야 한다. 학교가 가까운 아현동이나 망원동 일대에는 남은 미개발 물건을 찾기가 쉽지 않다.

고려대 인근도 보문동이나 홍릉 주변에서, 서울시립대 주변도 전농동보다는 면목동, 휘경동, 답십리 등에서 찾아야 한다.

서울 도심(종로·광화문·서울시청 주변)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을 겨냥한 투자는 은평구와 성북구, 중랑구가 좋다. 이 지역들은 지하철 1~3호선과 6호선 등으로 촘촘히 연결돼 다양한 수요층이 존재하는 곳이다.

서울지하철 2호선 신림역~사당역 일대. /네이버 지도


한강 이남의 서울대와 중앙대 주변 도보 거리에는 마땅한 투자 물건이 남아있지 않다. 원룸도 포화 상태다. 서울대의 경우 2호선 신림역과 사당역 사이, 중앙대 주변은 9호선 흑석역보다 7호선 신풍역 주변에서 찾아야 한다.

■ 도시재생 사업지 주변을 공략하라

서울 성북구 일대 저층 주거지 밀집 지역./조선일보DB


도시재생은 노후·불량 주거지를 소규모 공동 주택으로 신축하는 사업이 대부분이다. 이런 도시재생은 초소형 부동산의 활성화 없이는 쉽지 않다. 이 과정에서 가로주택 정비사업과 같은 소규모 정비 사업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로주택 정비사업은 1만m² 미만 가로구역(도로로 둘러싸인 구역)에 노후·불량 건축물 수가 전체의 3분의 2 이상이면 사업 추진이 가능한 정비사업이다.

특히 지난해 집값 급등을 이유로 도시재생 뉴딜사업 시범사업 선정에서 배제됐던 서울에서도 다시 도시재생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울에서는 올해 7곳이 재생사업지로 선정되는데, 서울시가 자체 기준을 마련해 집값 상승이 크지 않은 지역을 중심으로 후보지를 선택한 후 오는 8월 말쯤 국토교통부 도시재생특별위원회 심의를 거쳐 선정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후보지역으로 코레일 차량기지가 있는 은평구 수색동과 마포구 상암동·노원구 광운대역 인근과 은평구·강서구·양천구·송파구 등의 저층 빌라 밀집지역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도시재생지역 지정 이전에 선점 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 도시재생으로 지정되고 나면 여러 가지 제약 요소가 많고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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