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핵심 수퍼컴퓨터.. 중국 202대, 한국 2대

최인준 기자 2018. 6. 25.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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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수퍼컴퓨팅복합지원동 2층.

수퍼컴퓨터 5호기는 1초당 최대 2경(京)5700조(兆)회 연산을 할 수 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세계 상위 500대 수퍼컴퓨터 중 202대를 보유해 처음으로 '컴퓨터 종주국' 미국(143대)을 제쳤다.

지난 2015년 미국이 국가 안보 차원에서 인텔의 수퍼컴퓨터용 CPU(중앙처리장치) 칩의 중국 수출을 막자, 자체 기술로 CPU 칩을 개발할 정도로 앞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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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산업 전쟁.. 한국이 안 보인다] [6·끝] 수퍼컴퓨터 후진국
자체 기술 없어 100% 수입 의존.. 장비 점검조차 외국회사에 맡겨

지난 7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수퍼컴퓨팅복합지원동 2층. 1500㎡(약 454평) 크기의 서버실에서 올해 초 들여온 수퍼컴퓨터 5호기의 마지막 점검 작업이 한창이었다. 서버 전체를 가동하자 바로 옆 사람 말도 듣기 어려울 정도로 큰 소리가 났다.

지난 7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서 미국 크레이 연구원(왼쪽)과 KISTI 연구원이 수퍼컴퓨터 5호기를 점검하고 있다. 5호기는 세계 10위권의 첨단 장비이지만 100% 미국에서 수입한 제품이다. /신현종 기자

수퍼컴퓨터 5호기는 1초당 최대 2경(京)5700조(兆)회 연산을 할 수 있다. 성능만 놓고 보면 국내 최고이자 세계 10위 수준의 첨단 장비를 갖추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장비는 미국 기업 크레이사(社)에 540억원을 주고 들여온 100% 수입 제품이다. 5호기 수준의 수퍼컴퓨터를 다룰 인력과 기술도 부족해 현재 장비 점검 대부분을 크레이에 맡기고 있다.

한국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로 떠오른 수퍼컴퓨터 분야에서 세계 수준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세계 상위 500대 수퍼컴퓨터 중 202대를 보유해 처음으로 '컴퓨터 종주국' 미국(143대)을 제쳤다. 이웃 일본은 장기 불황 속에서도 투자를 늘린 덕분에 세계 10위 내 수퍼컴퓨터를 미국 다음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1988년 처음 수퍼컴퓨터를 들여온 후 30년이 됐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자체 제작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1페타플롭(PF·1페타플롭은 1초당 1000조번 연산 처리 가능)급 수퍼컴퓨터 제작을 목표로 올해 개발을 시작했지만 미국에서는 이달 초 200페타플롭 수퍼컴퓨터가 나왔다.

김장우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한국이 자체 수퍼컴퓨터 개발을 마칠 때면 미국·중국은 지금보다 2, 3배 빠른 기기를 완성할 것"이라며 "이대로면 한국은 수십 년 이후에도 첨단 기술 분야에서 외국산 제품과 기술에 의존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퍼컴퓨터는 일반 고성능 컴퓨터보다 연산 속도가 수천 배 빠르다. 차세대 반도체와 자율주행차·드론·신약 개발 등 방대하고 복잡한 데이터를 분석해야 하는 미래 산업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재진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하는 초고성능 컴퓨터 성능이 IT(정보기술), 제약바이오 등 미래 산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은 국가 차원에서 수퍼컴퓨터 성능을 끌어올리는 연구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미국은 1991년 고성능컴퓨터 법안 제정 이후 매년 수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며 전 세계 수퍼컴퓨터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에서 수퍼컴퓨터 생산량이 가장 많다. 중국은 2000년대 들어 국가 주도로 수퍼컴퓨터 개발에 집중 투자해 단숨에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 2015년 미국이 국가 안보 차원에서 인텔의 수퍼컴퓨터용 CPU(중앙처리장치) 칩의 중국 수출을 막자, 자체 기술로 CPU 칩을 개발할 정도로 앞서 있다. 일본은 지난해 인공지능 개발 전용 수퍼컴퓨터를 개발했다.

반면 한국은 1990년대부터 '수퍼컴퓨터 국산화' 목소리가 나왔지만 아직 자체 기술력을 확보 못 하고 외국 제품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퍼컴퓨터 정책이 뒤집어지면서 자체 개발이 늦어진 탓이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은 "수퍼컴퓨터 기술력은 하드웨어 자체 개발은 물론, 소프트웨어 능력과 운용 노하우까지 갖춰야 한다"면서 "정부는 매번 거액을 주고 외국 장비를 들여오면 저절로 수퍼컴 강국이 된다고 착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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