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아프리카TV 월드컵’… 인터넷 중계권 따내 누리꾼 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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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1100명 넘게 채널 열고 방송… 이상윤-최태욱 등 축구스타도 참여

24일 오전 아프리카TV에서 러시아 월드컵 한국-멕시코전을 해설하고 있는 이상윤 건국대 축구부 감독(왼쪽)과 소대수 캐스터. 아프리카TV 화면 캡처
24일 오전 아프리카TV에서 러시아 월드컵 한국-멕시코전을 해설하고 있는 이상윤 건국대 축구부 감독(왼쪽)과 소대수 캐스터. 아프리카TV 화면 캡처

“고생하셨습니다. 저도 너무 힘들어서, 이겼으면 좋겠다고….”

24일 새벽 한국-멕시코 월드컵 예선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아프리카TV에서 중계하던 BJ 감스트(본명 김인직·28)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90분간 열띤 해설을 펼친 그의 목소리는 잔뜩 쉬어 있었다. 35만 명이 넘는 누리꾼도 그의 중계방송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함께 응원했다.

붉은악마들이 인터넷방송으로 몰리고 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 카카오와 지상파 3사 간의 중계권 협상이 결렬되면서 중계권을 따낸 아프리카TV에 누리꾼이 대거 집결했다. 멕시코전이 열린 이날 아프리카TV에는 감스트를 비롯해 중계방송을 진행한 BJ만 1100명이 넘는다. 채널마다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십만 명에 이르는 시청자가 몰려들었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BJ들은 (TV 중계방송) 화면 원본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이를 활용해 방송 콘텐츠를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보니 인터넷방송에서 ‘축구 레전드’들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국가대표 출신인 이상윤 건국대 축구부 감독(49)은 이번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자신의 개인방송 채널을 개설했다. 이 감독은 “인터넷방송에선 시청자가 궁금해하는 점을 채팅창에 올리면 실시간으로 바로 답해줄 수 있다”며 “순간순간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꾸밈없이 표현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 외에도 2002년 월드컵 대표였던 최태욱 서울 이랜드FC 코치, 이주헌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등도 아프리카TV에서 중계방송을 하고 있다.

평소 게임 방송이나 ‘먹방’을 진행하던 BJ들도 월드컵 시즌에는 ‘편파 해설가’로 변신하기도 한다. 축구 지식은 부족하지만 친구와 함께 중계방송을 보는 듯한 편안한 분위기가 매력이다. ‘치맥(치킨+맥주)’이나 주전부리를 곁들여 더욱 기분을 내기도 한다. 서울 중구 서울광장이나 강남 등지에서 펼쳐진 거리응원 현장을 생중계하는 BJ들도 관심을 끌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아프리카tv#러시아 월드컵#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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