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인간보다 로봇이 많아진다" 글로벌 기업들 투자경쟁

김지현 기자 2018. 6. 2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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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사피엔스 시대] 물류창고서 24시간 일하며 스스로 일감까지 배분..
아마존 '움직이는 알렉사' 내년 출시, 알리바바는 하루 28조원 매출 소화

[편집자주] 로보사피엔스(생각하는 로봇: Robo Sapiens)가 호모사피엔스(인간)와 일자리를 놓고, 협력이냐 경쟁이냐의 기로에 섰다. 로봇은 그 어원(Robota: 체코어로 노동)에서 보듯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운명을 타고 났다. 인간과 로봇은 안정적으로 공존할 수 있을까.

아마존의 물류로봇 '키바' /사진=아마존

"스마트 로봇 공학은 정보혁명 다음 단계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미래에 베팅하는 남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알파벳(구글 모기업)의 자회사이자 로봇 제조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인수를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손 회장은 이전부터 로봇과 관련해 굵직한 투자들을 거침없이 진행해 왔다.

로봇기술에 대한 관심은 소프트뱅크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아마존, 알리바바, 구글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IT기업들이 수년 전부터 로봇에 대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주문 처리부터 운송도 '척척'=글로벌 전자상거래기업들은 물류로봇 분야에 집중했다. 유통공룡 아마존은 2003년 일찍이 로봇 공학 기술로 물류창고를 자동화하겠다며 '아마존로보틱스'라는 조직을 만들었고, 2012년엔 창고용 로봇을 만드는 키바시스템즈를 7억7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로봇청소기를 닮은 키바는 최대 1.4톤의 무게를 들어 올리고, 360도로 움직이는 바퀴가 달렸다. 키바는 직원을 대신해 지시에 따라 신속하게 주문 상품을 꺼내고, 포장하는 곳으로 운반한다. 아마존은 올해 2월을 기준으로 전 세계 물류창고에 약 10만 대의 물류로봇을 배치한 상태다.

알리바바의 물류 자회사인 차이냐오(菜鳥)가 중국 남부 선전 인근 휘저우(徽州)에 새로 개장한 자동화 물류 창고에는 약 200대의 로봇이 24시간 일하고 있다. 이 로봇은 주문을 처리하고 서로 정보를 공유해 일감 배분까지 알아서 한다.

알리바바는 향후 톈진(天津), 장쑤(江蘇)성 우시(無錫), 말레이시아 등에 있는 물류 창고에도 이 로봇을 도입할 예정이다. 최근엔 자율주행 운송로봇 'G플러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항저우에서 테스트 운행을 진행 중이며 연내 생산에 들어간다.

소프트뱅크 역시 지난해 7월 물류창고나 쇼핑센터에 필요한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브레인코프'에 1억14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의 페퍼 /사진=소프트뱅크 로보틱스

◇쇼핑몰·금융·의료… 무한 확장 가능=소프트뱅크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서비스 로봇. 현재 소프트뱅크 로보틱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Pepper)'를 음식점, 쇼핑몰, 호텔 등 2000개의 고객사에 도입했다.

또 소프트뱅크는 IBM과 합작해 인공지능 로봇 '나오미'를 개발하기도 했다. 나오미는 사람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고 감정을 인지할 수 있어 금융, 의류,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구글은 존슨 앤 존슨의 의료기기 자회사 에티콘 엔도-서저리(Ethicon Endo-Surgery)와 수술용 로봇회사 '버브 서지컬'을 설립하고 수술용 로봇을 개발 중이다. 이들은 2020년까지 성능이 뛰어나고 가격이 저렴한 수술용 로봇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움직이는 로봇 비서까지=가정용 로봇도 글로벌 기업들이 주목하는 분야다. 아마존은 이 방 저 방을 돌아다니며 비서 역할을 하는 가정용 로봇을 2019년 출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기능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움직이는 알렉사'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소니는 1999년 출시한 애완용 강아지 로봇 '아이보'의 최신 버전을 올 1월초 내놓았다. 인공지능이 탑재돼 주인의 성향에 따라 다른 성격으로 성장하는 이 로봇 강아지는 출시 이후 1만111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니는 "로봇이 사람이 할 수 없는 동반자 역할을 해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왜 로봇인가=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투어 로봇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로봇이 업무 능력에 있어 인간을 넘는 장점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손 회장은 "오늘날 우리는 인간의 능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많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2040년에는 스마트 로봇이 전 세계 인구보다 많은 100억대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기존 사업의 효율성이 좋아지고 경제적으로 이득이라는 점도 이유이다. 아마존은 물류로봇을 들인 이후 작업효율이 2~4배 높아졌고, 사람을 쓰는 창고와 견줬을 때 절반 이상의 비용 절감을 경험했다.

지난해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 축제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 때 알리바바가 쏟아지는 주문을 견딜 수 있었던 것도 로봇 덕분이었다. 당시 200대의 로봇이 하루 100만 건 이상의 주문을 처리해내며 알리바바는 매출액 1682억 위안(28조3078억원)을 달성했다. 기존 사업에 로봇 기술이 더해졌을 때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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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flo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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