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과거 박근혜에 쓴소리한 인터뷰 화제
"박(정희)-육영수 나쁜 점만 물려받아"
"5000만이 내려오라고 해도 앉아있을 것"
"고집부리면 누구도 손댈 수가 없어"
"(최태민 조사에) 아버지에 울고불고 난리" 시사저널>
[한겨레]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3일 향년 93살로 별세하면서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남긴 말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촌 언니 박영옥씨의 남편으로 사촌형부다. 그런 그가 2016년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하야는 죽어도 안할 것”이라며 “그 고집을 꺾을 사람 하나도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 육영수 여사, 나쁜 점만 물려받았다”며 “내 말 듣지도 않아. 옛날부터 그랬다. 아버지 어머니 말도 안 들었어”라고 말했다. 또 “5000만 국민이 달려들어서 내려오라고, 네가 무슨 대통령이냐고 해도 거기 앉아 있을 게다. 그런 고집쟁이야. 고집부리면 누구도 손댈 수가 없어”라고 말했다.
그는 촛불 시위로 많은 국민이 박 전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상황에 대해 “박근혜라는 여자는 국민 전부가 청와대 앞에 모여 내려오라고 해도 절대 내려갈 사람이 아니야. 그 엄청난 고집을 자기 아버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박근혜야”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집부리면 불행한 사태가 계속될 것이라는 질문에는 “안 고치면 불행한 사태 계속되지. 지금의 엉터리 같은 나랏일이 계속되지. 하지만 (대통령직을)절대 그만두지 않습니다. 무슨 짓을 하든. 그 고집이 그래”라고 답했다.
김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태민과의 인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하루 이틀도 아니고 아침부터 깜깜할 때까지 뭔 얘기를 하고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지만 들어앉았다”며 “오죽하면 박정희 대통령이 정보부장 김재규에게 ‘그 최태민이란 놈 조사 좀 해 봐. 뭐하는 놈인지’ 그랬을까. 김재규가 ‘아버지가 조사를 지시한 것’이라고 했더니 ‘근혜’는 ‘맘대로 해 보라’며 고함을 지르고 야단을 쳤어요. 아버지한테 찾아가서 울고불고 난리를 부렸지. 그랬던 사람이 지금 대통령이다. 우습지 뭔가”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자신이 ‘최태민의 애가 있다’고 발언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며 “어떤 놈이 박근혜하고 내 사이를 끊어 놓으려고 그런 짓을 했구먼”하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는 어디서 (그런 소문을) 들었을 게야. 그러니 눈이 뒤집히게 됐지. 그런 얘기를 내가 할 턱이 있나. 사실도 아닌데. 최태민이란 자식이 미쳤거든. 하여튼 (당시 최태민은) 늙어서 애를 못 만들어. 활동할 때 이미 70세가 넘었으니 불가능해”라고 설명했다. 또 “최태민이 제일 처음 왔을 때를 알고 있어. 최태민은 바지가 이만큼 올라가는 (JP는 바지 한쪽이 한 뼘 정도 찢겨 올라간 모양을 흉내 내며) 거지 같은 옷을 입고 나타났어. 최면술했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근혜’는 그가 말하는 대로, 시키는 대로(하면서) 무슨 짓을 하고 이끌어 가는지 몰랐지. 극빈자 행색으로 처음 ‘근혜’를 만났는데 ‘근혜’는 연민의 정이 좀 생겼지. 그게 밀착한 원인이 되어 가지고”라고 설명했다.
김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을 찾아온 때도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 출마 전엔 청구동에)한 번 왔어. 아래층에서 만났어. 도와달라고 하더구먼”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칭에 대한 질문에 “형부라고 부를 정도로 정서가 정돈된 여자가 아니야. 그냥 총재라고 불렀어”라고 답했다. 또 ”(2015년)아내가 죽었을 때도 왔다”라며 “잠깐 묵념을 하더니 내가 이쪽 방에 있었는데, 말을 안 해. 그냥 와서 나를 보고는 앉았다가 갔어. 한마디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야. 저 혼자만 똑똑하고 나머지는 다 병신들이야”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따끔한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에 “싫어. 잘못 얘기하면 묘(墓) 속에 들어가서도 나를 미워할 거야. 그 정도로 지독한 사람이야”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결국 박 전 대통령과 화해를 하지 못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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