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차야, 집이야? 샤워기에 텐트까지 '스타렉스 캠핑카'

윤정민 2018. 6. 23.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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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타봤습니다]
전기레인지에 싱크대도 갖춰
테이블 펴고 식사·영화 감상
버튼 한번에 팝업 텐트 완성

냉장고·싱크대부터, 전기레인지, 탈부착 가능한 샤워기, 접이식 테이블에 슬라이딩 모기장까지 갖췄다. 원룸 임대 광고가 아니다. 지난달 출시된 스타렉스 캠핑카에 탑재된 사양들이다. 캠핑의 계절과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컴백한 ‘더 뉴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를 지난 16일 직접 타 봤다.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 [사진 현대차]


신형 스타렉스 캠핑카는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더 뉴 그랜드 스타렉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외관은 일반 그랜드 스타렉스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수석 쪽의 문 위에 설치된 가림막 장치, 주유구 옆에 나란히 위치한 외부전력 연결 코드 및 물 공급 장치 정도가 캠핑카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주행 성능은 일반 그랜드 스타렉스와 동일하다. 배기량은 2500cc며 디젤 2.5VGT 엔진과 5단 자동 변속기를 장착하고 있다. 최고출력은 175마력이다. 옵션을 선택하면 사륜구동도 가능하다. 다만 12인승인 그랜드 스타렉스와 달리 캠핑카는 기본적으로 4인승이다.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 [사진 현대차]


우선 담요와 조리도구 등 간단한 캠핑 장비를 싣고 서울 마포구에서 캠핑장이 있는 경기도 용인시까지 40㎞ 구간을 주행했다. 주행 중에 느껴지는 단점이 몇 가지 있었다. 일단 운전석 바로 뒤에 전기레인지와 싱크대, 냉장고가 나란히 설치돼 있어 운전석 시트를 일정 이상 뒤로 밀수 없고 등받이를 많이 젖힐 수 없었다. 체격이 큰 운전자는 조금 불편할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 냉장고와 싱크대, 전기레인지가 장착돼 있다. 윤정민 기자


차의 무게 때문인지 제동이 걸리는 속도가 일반 차량보다 더뎠다. 브레이크를 밟아도 생각보다 더 긴 거리를 미끄러져 나갔다. 다른 차량을 운전할 때보다 몇 미터 더 일찌감치 브레이크를 밟아 여유 있게 차를 멈춰야 했다. 캠핑카 특성상 여러 장비를 장착하다 보니 주행 중 차량 곳곳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만만치 않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 윤정민 기자


스타렉스 캠핑카의 진가는 주행을 멈추자 한꺼번에 드러났다. 캠핑장소에 도착한 뒤로는 주행 중 가졌던 아쉬움이 모두 사라질 정도였다. 캠핑을 위해 탄생한 차에게 흠잡을 데 없는 주행성능까지 요구하는 건, 까칠한 할머니의 구수한 손맛을 자랑하는 시장 맛집에서 5성 호텔 레스토랑의 서비스를 바라는 것 만큼이나 무례한 일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가장 큰 매력은 캠핑에 필수적인 용품들이 모두 기본 장착돼 있다는 점이다. 캠핑 자리를 찾아 주차한 뒤 내부 구석구석을 자세히 살펴보니 딱히 부족한 것을 찾기가 어려웠다. 우선 조수석 뒷문을 열면 정면에 냉장고와 싱크대, 전기레인지가 바로 눈에 들어온다. 캠핑용품 전문 브랜드에서 만든 냉장고는 저장 용량이 40L로, 수박 한 통과 고기 1㎏, 야채, 맥주 4캔, 소주 7병과 소시지 등을 넣어도 공간이 남았다. 백미러 위에 있는 메인 컨트롤러를 통해 냉장고를 켜고 끌 수 있다. 싱크대 크기는 50L다.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 싱크대와 전기레인지. 윤정민 기자


싱크대와 전기레인지 밑에는 넉넉한 크기의 수납공간이 있다. 서랍형 공간에 칼이나 가위 등 조리도구와 일회용품들을 넣고, 코펠과 그릴 및 라면 등을 서랍 아래에 넣어 깔끔하게 짐을 정리할 수 있었다. 또한 냉장고 뒤편에도 커다란 수납공간이 있어 침낭이나 가방처럼 부피가 큰 물건을 넣을 수 있다.

2열과 3열 시트는 모두 수평으로 젖힐 수 있다. 시트 중간에 끈을 잡아당기면 금세 시트가 침대로 변신한다. 또한 2열 시트만 젖혀 놓고 냉장고 앞에 달린 접이식 테이블을 펼치면 차 안에 앉아 식사하거나 차를 마실 수 있다. 따로 텐트를 치지 않아도 차 안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자기에 충분한 것이다. 게다가 선택 사항인 멀티미디어 패키지에 포함된 50인치 실내 스크린과 빔프로젝터를 이용하면 캠핑카를 작은 영화관으로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 윤정민 기자

차량 뒤쪽에도 다양한 편의 사양들이 숨어 있다. 우선 뒷문을 열면 왼쪽에 샤워기를 연결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 50L의 물통에 물을 채워 넣으면 성인 2명이 샤워를 해도 부족하지 않다. 또한 차량 뒷문에는 캠핑용 의자 두 개가 기본으로 들어가 있다. 오래 앉아있어도 불편하지 않았다. 그리고 3열 시트 등받이를 조절해 벤치처럼 만들면, 차량 뒷문을 활짝 열어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쉴 수도 있다.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 팝업 텐트를 펼친 모습. 윤정민 기자

측면에 장착된 가림막은 혼자서 1분 안에 펼칠 수 있을 정도로 사용법이 간단하다. 그늘이 없는 캠핑장에서 유용하다. 또한 가림막에 텐트를 이어 붙여 바람을 막아주는 벽을 만들 수도 있다. 가림막 아래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며 캠핑의 낭만을 즐겼다.

해가 진 뒤 취침 시간이 다가오자 스타렉스 캠핑카의 또 다른 매력이 드러났다. 하이라이트는 차 위에 장착된 팝업 텐트였다. 메인 컨트롤러의 버튼만 누르면 금세 텐트가 위로 펼쳐진다. 앞 좌석 팔걸이를 밟고 올라가 보니 체격이 큰 성인 남성 2명이 누워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공간이 만들어져 있었다. 프레임 위에 매트리스도 깔려있다.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 왼쪽에 물통과 샤워기 연결 부위가 장착돼 있다. 윤정민 기자


차량 내부 및 팝업 텐트 곳곳에 설치된 터치식 실내등, 창문마다 달린 커튼, 문에 설치된 슬라이딩 모기장도 캠핑족들을 만족하게 하는 요소다. 특히 팝업 텐트의 경우 좌우와 뒤쪽으로 모기장이 설치돼 있어 환기가 잘됐고, 코브라형 램프가 달려있어 독서를 하다 잠이 들 수도 있다.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 천장 팝업 텐트 내부 공간. 윤정민 기자


캠핑카의 다양한 사양 덕분에 요모조모 캠핑 준비를 하지 않아도 1박 2일간 편안하게 야외생활을 즐길 수 있었다. 출시 가격 5100만원이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1억원을 훌쩍 넘기는 고가의 캠핑카들에 비하면 ‘가성비’도 돋보인다.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 팝업 텐트와 차량 내부 공간에 각각 성인 2명이 누울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다. 윤정민 기자

다만, 팝업 텐트 전자동 시스템과 미니빔을 포함한 멀티미디어 패키지, 측면에 설치하는 텐트와 사륜구동 시스템 등은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하는 선택 사양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스타렉스 캠핑카는 출시 후 약 한 달이 지난 21일까지 총 129대가 계약됐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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