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어록, "정치는 정치인 본인에겐 허업이다"

김경은 2018. 6. 23. 12:3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8시 15분 별세했다. 향년 92세. 사진은 고 김 전 총리가 1962년 중앙정보부장 신분으로 한일 국교수립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하고 귀국해 박정희 당시 최고회의 의장(오른쪽)을 만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23일 향년 92세로 타계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탁월한 언어구사력으로 적절한 비유와 은유 등 간접화법을 적절히 구사하는 능변가라는 수식어가 뒤따랐다. 9선 국회의원, 두번의 국무총리를 지낸 김 전 총리는 한국 근대사의 산증인으로 온갖 산전수전을 겪으며 자신의 심경과 당시 정치상황에 대한 ‘촌철살인’의 어록들을 남겼다.

△“ 나라가 혼란하고 좌익이 발호하고 있는데 군이 가만있을 수 있겠냐 ”(1960.6 최영희 육군참모총장을 찾아가 )

△“ 갈매기가 똥이나 싸는 장소 ” “ 나는 일본에 독도를 폭파하자고 제안했다 ”(1962.10.29 미국 외교 문서, 러스크 미국 국무장관이 독도에 대해 묻자)

△“제2의 이완용이 되더라도 한일 국교를 정상화시키겠다”(1963. 일본과의 비밀협상이 국민적 반발에 직면하자)

△“자의 반 타의 반”(1963.2.25. 4대 의혹 사건과 관련한 외유에 나서면서)

△“ 목수가 집을 짓는다고 해서 자기가 살려고 짓는 것은 아니다. 이 나라 조국 근대화의 싹을 북돋기 위해 집을 짓는데 도왔을 뿐이다. ”(1968.5.31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공화당 탈당 배경에 대해)

김종필 전 총리가 87년 11월 29일 대통령 후보 때 경주역 광장에서 유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파국 직전의 조국을 구하고 조국 근대화를 이루기 위해 5·16 혁명과 1963년 공화당 창당이라는 역사적 전기가 마련됐다”(1987. 저서 ‘새 역사의 고동’)

△“5·16이 형님이고 5·17이 아우라고 한다면 나는 고약한 아우를 둔 셈이다”(1987.11.3. 관훈토론회)

△“나는 대통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1990. 10. 노태우를 대통령 후보로 추대하며)

김종필 전 총리가 1992년 4월 27일 민자당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김영삼 당시 총재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역사는 기승전결로 이루어진다. 5·16은 역사 발전의 토양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역사를 일으킨 사람이며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은 그 계승자이고, 김영삼 대통령의 변화와 개혁은 그 전환에 해당된다”(1993.5.16. 5·16 민족상 시상식)

△“ 환갑 진갑 고희 희수 산수 미수 졸수 백수 등 인생에는 많은 마디마디가 있으나 겨우 세번째 마디에 왔다. 독일의 콘라드 아데나워는 74세에 총리가 돼 전후 독일을 부흥시켰다 ”(1995.1.7 69세 생일에)

△“ 일자리는 시위를 한다고 해서 생겨나고 지켜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일자리를 더 많이 뺏길 수 있다 ”(1998.5.15 불법·폭력시위 자제를 위한 국무총리 시절 대국민 호소문)

△“ 의원내각제를 한다면 내가 물러나도 괜찮다 ”(1998.6.9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1998.8.21 한나라당 부총재 지낸 김윤환씨와 회동설에 대해 “ 허공에 연을 띄워 놓고 말하는 사람들과 속마음을 털어놓고 말 할 수 있겠는가 ”(1998.8.21 한나라당 부총재 지낸 김윤환씨와 회동설에 대해)

△“경상도 사람들이 충청도를 핫바지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아무렇게나 취급해도 아무말 없는 사람, 소견이나 오기조차도 없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다”(1995.6.13. 지방선거 천안역 지원유세)

△“ 봉분같은 것은 필요없고 ‘국무총리를 지냈고 조국 근대화에 힘썼다’고 쓴 비석하나면 족하다 ”(1998.11.18 MBC 시사매거진 인터뷰)

△“ 대통령중심제 하에서 총리의 위치라는 게, 아무리 공동정권이라지만 델리키트하다 ”(1999.10.25 총리의 역할에 대해)

△“ 잘못 수혈받으면 에이즈 걸린다 ”(2000.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새피를 수혈하자)

△“ 백날을 물어봐, 내가 대답하나 ”(2000.5.2 김대중 대통령과의 회동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김종필 전 총리가 신당동 자택에서 자유한국당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를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도지사, 국회의원이란 사람이 신의를 헌신짝처럼 버리기에 경상도, 전라도 사람들이 우리 충청도인들을 핫바지라고 부르는 것 아니냐 ”(2002.6.10 6·13 지방선거를 앞둔 충북 상당구 정당연설회)

△“ 지기 전에 서쪽 하늘을 벌겋게 물들이고 싶다 ”(2004. 17대 총선 직전 ‘지는 해’라는 비판 받자) △“ 정치는 잘하면 국민이 그 열매를 따먹지만 정치인 본인에게는 허업이다. 국민들에게 나눠주는 게 정치인의 희생정신이지 정치인이 열매를 따먹겠다면 교도소 밖에 갈 데가 없다 ”(2015.2.22 부인 고 박영옥 여사 빈소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김경은 (ocami81@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