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22일 포수 엄태용을 퇴단 조치했다. 엠스플뉴스 취재 결과 같은 날 KBO가 한화 이글스 포수 엄태용에게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내린 사실이 확인됐다. 의문은 KBO가 엄태용의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넥센 히어로즈 박동원, 조상우 때와 달리 10개 구단에만 조용히 알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화가 배포한 보도자료엔 들어 있는 내용이 KBO 공문엔 무슨 영문인지 빠져 있다는 것이다.

한화 포수 엄태용(사진=엠스플뉴스)
한화 포수 엄태용(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6월 22일 한화 이글스가 보도자료를 통해 포수 엄태용을 퇴단 조치한다고 알렸다.

한화는 보도자료에서 "지난해 3월 엄태용이 교제 중이던 여성과 말다툼 중 상해를 입혀 현재 재판을 앞둔 상황"이라며 "이에 그치지 않고, 최근 또 다른 일에 연루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음에도 이 사실을 구단에 보고하지 않아 22일 엄태용을 KBO에 임의탈퇴 공시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화 '엄태용 퇴단 조치' 발표 전, KBO는 엄태용 참가활동정지 공문을 돌렸다

2012년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그해 ‘6라운드 59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엄태용은 2013년 1군 무대를 밟았다. 이해 39경기에 출전한 엄태용은 타율 0.234, 5타점을 기록했다. 2군에서도 ‘퓨처스 올스타’에 뽑힐만큼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2014년 17경기에 출전해 타율 0.176를 기록하고서 올 시즌까지 부상과 부진이 거듭되며 1군 무대에 서지 못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선 2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8, 4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엄태용은 6월 3일 퓨처스리그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뛴 뒤 참가활동정지 처분이 발표된 21일까지 경기에 나오지 않았다.

한화의 갑작스러운 발표로 야구계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가운데 한화의 퇴단 조치 전에 KBO(한국야구위원회)가 10개 구단에 엄태용의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알리는 공문을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모 구단 관계자는 "22일 한화가 엄태용 퇴단 조치를 발표하기 전, KBO로부터 ‘상해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엄태용에 대해 참가활동정치 조처를 내렸다’는 공문을 받았다"며 "우리 말고 다른 구단도 같은 공문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넥센 히어로즈 박동원, 조상우를 비롯해 프로야구 선수들을 상대로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내릴 때 KBO는 이를 언론에 알렸다. 하지만, '엄태용 참가활동정지'는 언론에 알리지 않고, 10개 구단에만 공문으로 보냈다. 여기다 KBO가 10개 구단에 보낸 공문엔 한화가 직접 배포한 보도자료보다 축소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모 구단 관계자는 "KBO 공문에 보면 엄태용의 참가활동정지 사유로 '상해 혐의'만 나와 있다. 하지만, 한화가 발표한 엄태용 퇴단 보도자료엔 상해 혐의뿐만 아니라 '최근에 연루된 또 다른 사건'까지 언급돼 있다"며 "KBO가 왜 10개 구단에 보낸 공문에 '최근에 연루된 또 다른 사건'을 언급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고갤 갸웃했다.

이동섭 기자 dinoegg509@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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