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화장했다고 2천 자 '빽빽이' 벌칙 주는 중학교

윤근혁 2018. 6. 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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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어쓰기도 하지 않은 이 같은 한 문장 28자를 A4용지 앞뒤로 빽빽하게 써야하는 벌칙을 적용하고 있는 중학교가 있다.

이 학교 한 학부모는 "화장을 한 아이들이 중죄를 진 것도 아닌데 A중학교가 빽빽이를 반복해서 쓰도록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비교육적인 행위"라면서 "이런 식의 빽빽이 반복 쓰기는 학생들에게 반성을 하도록 하기는커녕 오히려 반발심만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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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 대전지역 한 중학교, 화장한 학생들에게 '반복 쓰기' 벌칙 논란

[오마이뉴스 윤근혁 기자]

대전 A중학교가 만들어 학생들에게 쓰도록 한 '빽빽이' 종이. ⓒ제보자
 대전 A중학교가 만들어 학생들에게 쓰도록 한 '빽빽이' 종이.
ⓒ 제보자
"저○○○은교칙에따라학교에서화장을하지않을것을다짐합니다"

띄어쓰기도 하지 않은 이 같은 한 문장 28자를 A4용지 앞뒤로 빽빽하게 써야하는 벌칙을 적용하고 있는 중학교가 있다. 대전 공립 A중학교에서는 화장을 한 번하다 걸린 학생에게 가로 28칸, 세로 68칸 모두 1904개의 글자를 반복해서 쓰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빽빽이 벌칙, 많으면 5712자 빽빽하게 반복해서 써야

이 학교 학생들은 이 같은 벌칙에 대해 '빽빽이'란 이름을 붙였다. 지난 6월초부터 벌어진 일이다. 화장 1번 걸리면 1904자, 두 번 걸리면 3808자, 세 번 걸리면 5712자로 늘어난다.

22일, A중학교가 학생들에게 쓰도록 한 빽빽이 종이를 입수해 살펴봤다.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날짜와 학번, 이름을 쓰게 한 뒤 학교가 제시한 한 문장의 다짐만 되풀이해 쓰도록 했다. 띄어쓰기와 마침표도 없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 문장을 글자 2000여 개가 될 때까지 빽빽하게 쓰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이 빽빽이 벌칙은 A중학교 학생지원부(옛 선도부)가 학생들과 상의하지 않은 채 만들어 최근부터 적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교에 따르면 빽빽이 처분을 받은 학생은 이달에만 25명 정도다. 이 학교는 법무부가 지정한 학생자치법정 선도학교다.

이 학교 한 학부모는 "화장을 한 아이들이 중죄를 진 것도 아닌데 A중학교가 빽빽이를 반복해서 쓰도록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비교육적인 행위"라면서 "이런 식의 빽빽이 반복 쓰기는 학생들에게 반성을 하도록 하기는커녕 오히려 반발심만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학교 B 학생지원부장은 "화장한 아이들에게 곧바로 벌점을 주기보다는 다짐문을 쓰도록 한 뒤 3차례 어기면 벌점을 주려고 했던 것"이라면서 "화장을 단속하지 않는다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많기 때문에 교사들이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학부모 "반성보다는 반발심만...", 학교 "교사들도 지도 힘들어..."

이 학교 C 교장도 "벌점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었지만 단순한 글자를 반복해서 쓰도록 한 지도방식에 대해서는 고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상당수의 초중고는 학생들의 단순 화장에 대해서는 단속을 하지 않거나, 학생회 의견을 바탕으로 단속 규정을 만들고 있다.

A중학교는 최근 학부모들에게 보낸 '생활지도 안내'란 통신문에서 "남학생은 머리카락이 눈썹을 가리지 않고 귀나 옷깃에 닿지 않아야 하며, 여학생은 블라우스 카라 끝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엄격한 두발규제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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