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분리 무릅쓰고 美국경 왜 넘나.."참혹한 일상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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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미국에서 머물게 되면 언젠가는 아이들을 다시 볼 수 있다는 희망이라도 있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라면 나를 기다리는 건 죽음 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관용 이민 정책에도 불구하고 중앙아메리카인들의 불법 미국 입국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이들 국가의 참혹한 현실 때문이다.
심각한 경제난과 열악한 생활 환경 탓에 2013년을 전후해 이들 나라에서 미국으로의 이주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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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남부 국경 넘는 불법이주자 대다수가 중앙아메리카 출신
과테말라·엘살바도르·온두라스, 세계 최악의 살인율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우리 아이들이 미국에서 머물게 되면 언젠가는 아이들을 다시 볼 수 있다는 희망이라도 있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라면 나를 기다리는 건 죽음 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관용 이민 정책에도 불구하고 중앙아메리카인들의 불법 미국 입국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이들 국가의 참혹한 현실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미국 남부 국경의 불법 입국 문제는 미국 이민 정책의 위기가 아니라 오래 전부터 계속된 중앙아메리카의 난민 위기라고 분석했다.
미국 남부 국경을 넘는 불법 이주자 대다수는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한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출신이다. 심각한 경제난과 열악한 생활 환경 탓에 2013년을 전후해 이들 나라에서 미국으로의 이주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재산 강탈이나 폭행 같은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미국으로 향하는 긴긴 여정에 오른다. 미국 정부가 최근 밀입국 부모로부터 미성년 자녀를 강제로 분리하는 정책을 펼쳤음에도 이들의 미국행을 막진 못했다.
이들이 고국을 등지는 주된 원인은 경제적 이유보다는 '두려움'이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는 전 세계적으로 폭력에 의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들에 해당한다.
국제무기조사기관 '스몰 암스 서베이'에 따르면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는 살인율 1, 2위 국가다. 과테말라는 11위지만 영국, 독일 같은 선진국과 비교해 살인율이 30배 가까이 높다.
이들 세 나라에서 활동하는 폭력 조직원은 5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대도시에서 길을 걷다가 소지품을 강탈당하는 일이 빈번하고 폭력의 위험이 일상적으로 도사리고 있다.
멕시코 북서부 티후아나에서 가족들과 미국행을 준비하고 있는 한 엘살바도르 여성은 폭력배로부터 성적 위협을 지속적으로 받다가 살던 곳을 도망나왔다고 악시오스에 말했다.
이 여성은 남편과 자녀 셋을 데리고 이동 중인데 아이 하나는 이제 겨우 태어난 지 10개월이다. 그는 미국의 가족 분리 정책에도 미국으로 들어가 망명하겠다는 결심엔 바뀐 게 없다고 말했다.
미국으로 건너가면 더 안전한 환경에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조금이라도 있지만 고국에 머무른다면 죽는 날만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이 여성은 주장했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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