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픈 특집] 군대를 도피처로 선택했던 '비운의 골퍼' 한창원

2018. 6. 22.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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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피처로 군대를 선택해야 했던 '비운의 골프천재'.

잊혀진 이름 한창원(27)이 내셔널타이틀인 코오롱 제61회 한국오픈(총상금 12억원)에서 부활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의 포병무대에서 군 생활을 한 한창원은 군복무중 골프를 깡그리 잊으려 했다.

2015년 9월 전역후 골프채를 다시 잡은 한창원은 그립부터 어드레스까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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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 홀에서 드라이버샷을 날리고 있는 한창원. [사진=KPG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천안)=이강래 기자] 슬럼프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피처로 군대를 선택해야 했던 ‘비운의 골프천재’. 잊혀진 이름 한창원(27)이 내셔널타이틀인 코오롱 제61회 한국오픈(총상금 12억원)에서 부활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한창원은 22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CC(파71)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경기에서 6언더파 65타를 쳤다. 오전 조 선수중 가장 뛰어난 스코어를 적어낸 한창원은 중간합계 5언더파로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창원은 오르막 파5홀인 8번홀에서 2온후 5m 거리의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과거의 천재성을 재현했다.

한창원은 8년 전인 2010년 약관의 나이로 ‘명인열전’ 마스터스에 출전한 유망주였다. 2009년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출전티켓을 거머쥔 한창원은 ‘꿈의 무대’인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헨릭 스텐손(스웨덴), 잭 존슨(미국)과 1,2라운드를 치렀다. 아쉽게 컷탈락했지만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고 오로지 머릿 속엔 “다시 오거스타에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평소 페어드 구질을 구사하던 한창원은 마스터스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를 본 후 스윙 교정에 들어갔다. 미스샷이 나오면 원하는 거리가 나오지 않고 오른쪽으로 치우치는 샷이 나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드로우 구질을 칠 수 있는 스윙으로 바꾸는 작업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슬럼프라는 늪에 빠지고 말았다. 해가 뜰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 채를 휘둘렀으나 더 깊은 곳으로 빠져들 뿐이었다.

2013년 코리안투어 10경기에 나갔으나 전 경기에서 컷탈락했다. 멘붕에 빠졌다. 모든 게 물거품이 되는 듯 했다. 결국 도피를 위해 군 입대를 선택했다. 경기도 파주의 포병무대에서 군 생활을 한 한창원은 군복무중 골프를 깡그리 잊으려 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인 듯 훈련소에 입소하자마자 “다시 골프를 치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을 느껴야 했다.

2015년 9월 전역후 골프채를 다시 잡은 한창원은 그립부터 어드레스까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그리고 2016년 2부 투어인 신한금융그룹 KPGA 챌린지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작년 코리안투어로 복귀했다. 한창원은 지난해 작은 희망을 발견했다. 15개 대회에 나가 9번이나 예선을 통과했고 시드 유지에 성공한 것.

한창원의 꿈은 코리안투어 우승이다. 그에겐 4명의 국가대표 동기가 있다. 가장 잘 나가는 김민휘는 PGA투어에 가 있고 이경훈은 2부 투어인 웹닷컴투어에서 PGA투어 진출을 노리고 있다. 동갑내기 친구인 김기환과 윤정호는 국내무대에서 투어생활을 함께 하고 있다.

구질을 바꾸려다 곤욕을 치른 한창원은 “이제는 구질에 구애받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그리고 “골프와 떨어져 있던 2년간의 군복무 기간이 정신적인 면에서 약이 됐다”고 말했다. 한창원은 예선전을 통과해 이번 한국오픈 출전권을 획득했는데 우승한다면 드라마틱한 장면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미혼인 한창원은 “여자친구가 가끔 대회장에 와서 응원해 준다. 많이 힘이 된다”며 인터뷰 시작후 처음으로 웃음을 보였다. 그리곤 이번 주 한국오픈에서 우승 기회가 온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아니다. 이제 반환점을 돌았을 뿐”이라며 “그냥 하던 대로 차근차근 경기하고 싶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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