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P] 지방선거 계기로 뒤안길로 물러난 YS키즈

김수형 2018. 6. 2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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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정치 인생 갈림길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책임론이 대두되면서 거물급 정치인들이 잇따라 일선에서 물러나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들은 김영삼 전 대통령(YS)이 정치권에 발탁한 이른바 'YS키즈'다. 김 전 대통령의 인재 영입은 1기, 2기로 나뉜다. 1기는 1996년 총선 이전, 그리고 2기는 총선 때와 그 이후 영입된 사람들이다. 이들의 정치 경력은 화려하다. 짧게는 20년, 길게는 30여 년 동안 정치 역사와 함께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YS키즈의 퇴장 2세대로 기록될 전망이다.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 사실상 정계를 은퇴한 이회창 전 총재, 대통령에서 물러난 뒤 구속 수감된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이 1세대 퇴장이라고 하면,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퇴장했거나 정치의 뒤안길로 물러날 운명에 처한 정치인을 퇴장 2세대로 볼 수 있다. YS는 인재 영입에 귀재로 불릴 정도로 인재를 많이 영입해 1세대, 2세대로 불릴 정도였는데, 퇴장 역시 세대별로 분류할 수 있을 정도로 인재가 많았다.

전 대표들의 2선 후퇴
가장 먼저 홍준표 전 대표가 '일단' 퇴장했다. 홍 전 대표는 지방선거 직후인 14일 "모두가 제 잘못이고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국민 여러분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다음날인 15일에는 김무성 의원이 불을 댕겼다. 김 의원은 15일 지방선거 이후 열린 첫 의원총회에서 "새로운 보수정당의 재건을 위해 저부터 내려놓고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8선인 서청원 의원은 20일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지키지 못해 국민의 분노를 자초한 보수진영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2011년 한나라당 대표시절 김영삼 전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있는 홍준표 전 대표[사진=국회사진기자단]
92년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지역 유세 하러 가는 도중 농촌지역 눈밭을 걷고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우측 두번째)과 김무성 의원(우측 세번째)[사진=매경DB]
1994년 1월 김영삼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서청원 정무1장관의 업무보고를 청취하였다.[사진=E영상역사관http://www.ehistory.go.kr/]
1996년 1월 김 전 대통령은 15대 총선에 내보낼 '젊은 피'를 수혈하면서 당시 '모래시계' 검사로 이름을 높인 홍 전 대표를 영입했다. 김무성 의원은 1983년 당시 김 전 대통령을 직접 찾아가 상도동계 막내로 정치에 입문했다. 기자 출신인 서청원 의원은 11대 총선에서 당선된 뒤 상도동계에 발을 들여놓고 YS와 정치를 함께했다.

패배한 올드보이
한국당 후보로 서울시장에 출마했던 '올드보이'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2위에 머물렀다. 차기 당권 주자로 이름이 거론되기는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보수권의 이른바 태극기집회에 참석했던 전력은 뒷말을 남긴다. 이른바 '운동권' 출신인 김 전 지사는 1996년 총선에서 민자당으로 나와 당선됐다.

김영삼 대통령(우) , 이인제 국민신당 총재(좌) 1997년 10월 30일 김영삼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이인제 국민신당 총재를 접견하고 조찬을 함께 했다. [사진=E영상역사관 , http://ehistory.go.kr]
이번 지방선거에서 충남지사에 출마했던 이인제 전 경기지사도 30년 정치 인생의 뒤안길에 서 있다. 그 역시 YS를 통해 1987년 정계에 입문하며 YS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거쳤다.
희미해진 존재감
김영삼 대통령(좌) , 손학규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우) 김영삼 대통령은 1996년 11월 13일 보건복지장관에 신한국당 손학규 의원을 임명했다.[사진=국가기록원]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 선거를 지휘했던 손학규 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15일 선대위 해단식에서 "농부는 땅을 탓하지 않고, 어부는 바다를 탓하지 않듯이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손 전 위원장은 5월 24일 바른미래당 송파을 재보궐선거에 나가겠다고 밝혔다가 이튿날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바른미래당은 100억원의 선거비를 지원받고도 광역은 물론 기초자치단체장 한 석도 못 얻었다. 진보개혁 성향 교수로 강단에 있던 손 전 위원장은 1993년 경기 광명 보궐선거에서 YS의 발탁으로 민자당 후보로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1996년 YS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다.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젊은 시절부터 YS의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상도동계 막내로 불린다. 정 의원은 "김무성 전 대표는 당료 출신으로 상도동계를 거쳐간 세대지만, 나는 YS의 비서를 지낸 가신그룹"이라며 인연을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젊은 시절 YS가 신는 구두를 닦으면서 정치를 배워나갔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016년 바른정당이 창당될 당시 대표였지만 바른정당의 몰락과 합당을 거쳐 정치권에서 존재감이 사라져가고 있다. 정 의원은 5선 의원이다.

[김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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