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火電 먼지도 힘든데 라돈 침대까지.." 분통

김정모 2018. 6. 22. 00:2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1일 충남 당진시 송악읍 고대리 '대진침대 라돈검출 매트리스 야적장' 앞에서 천막농성 중인 주민들은 "정부가 당진시민의 건강권을 짓밟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16일 이곳으로 전국에서 수거한 라돈검출 매트리스 1만6000여개를 옮겨온 이후 시작된 주민 농성은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라돈 매트리스 야적장 주변에 '사람 죽이는 라돈침대 반입 결사반대', '라돈침대 즉시 반출하라'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당진 고대리 야적장 가보니/주민들 입구 막고 닷새째 농성/"도로 안 가져가면 27일 靑 집회"/ 시민단체 등과 대책위 결성 나서/ 원안위 "라돈 수치 유해수준 아냐"/ 실시간 측정하며 불안 해소 나서

“화력발전소와 제철소에서 날아드는 미세먼지로 아파트 창문도 못 열고 사는 동네에 라돈침대까지 옮겨와 해체하겠다는 발상을 도대체 누가 했단 말인가요?”

21일 충남 당진시 송악읍 고대리 ‘대진침대 라돈검출 매트리스 야적장’ 앞에서 천막농성 중인 주민들은 “정부가 당진시민의 건강권을 짓밟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16일 이곳으로 전국에서 수거한 라돈검출 매트리스 1만6000여개를 옮겨온 이후 시작된 주민 농성은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이 매트리스가 쌓여 있는 고철집하장 입구도로를 차단하고 있다. 고대리 마을 주민들로부터 시작된 반발과 항의는 송악읍을 넘어 당진시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당진지역 시민단체, 이장단협의회, 고대리 마을 주민들은 주민대책위 결성을 추진 중이다.

주민들은 라돈 매트리스 야적장 주변에 ‘사람 죽이는 라돈침대 반입 결사반대’, ‘라돈침대 즉시 반출하라’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주민들의 가장 큰 불만은 원자력안전위 등 정부 당국이 주민들 몰래 라돈침대를 들여왔다는 것이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원자력안전기술원 관계자들이 대진침대 라돈검출 매트리스의 방사선 검출과 오염도를 측정하고 있다.
“그렇게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문재인정부가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한마디 설명도 없이 라돈침대를 옮겨온 것은 당진 사람들을 무시하고 욕보인 거죠.”

학부모들의 반발은 더 심각하다. 라돈검출 매트리스가 야적된 곳에서 2.6㎞가량 떨어진 상록초등학교 학부모회장 배정화(52)씨는 학부모들과 매일 야적된 매트리스 관리상태를 확인하며 라돈이 바닷바람을 타고 학교로 날아드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당진녹색어머니회 회장이기도 한 배씨는 “화력발전소와 제철소 등으로 인한 미세먼지 피해에다 수많은 고압 송전탑으로 가뜩이나 아이들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는 지역에 라돈침대까지 들여왔으니 분통이 터진다”며 “당장 매트리스를 아이들이 없는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원자력안전위와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야적된 매트리스에서 방사능이 유출되는지를 장비로 실시간 측정해 그 결과치를 주민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이들 매트리스를 비닐로 덮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라돈이 유출되고 있지는 않지만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 주는 차원이다.

이날 5명의 원자력 관련 전문가가 매트리스가 야적된 현장에서 작업공간에 대한 선량률(시간당 방사선량) 측정 결과 인체에 무해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현장에 상주하고 있는 원자력안전기술원 관계자는 “야적된 매트리스에 검출되는 라돈 수치는 자연상태 수준이어서 방사성 물질 오염피해는 걱정할 수준이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당진환경운동연합 유종준 사무국장은 “라돈침대에 대한 불안감보다 정부의 안일하고 폐쇄적인 업무방식이 주민반발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당진 주민들은 26일까지 야적된 매트리스를 옮겨가지 않을 경우 27일 청와대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기로 했다.

글·사진 당진=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