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동격리수용' 철회했지만..뚜렷한 대안 아직없어 (종합)

뉴욕 김은별 2018. 6. 21.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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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웨이'식 정책을 펼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입국자 아동을 격리 수용하는 문제에서는 결국 고집을 꺾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아동 격리수용 정책을 옹호하며 오히려 이를 반대하는 민주당을 비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동 격리 수용 정책에서는 물러섰지만, 다른 이민 관련 이슈에서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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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마이웨이'식 정책을 펼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입국자 아동을 격리 수용하는 문제에서는 결국 고집을 꺾었다. 각계의 비판과 반발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확산, 공화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커지자 물러난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아이들이 철망으로 둘러싸인 수용소에 부모와 격리된 광경과 아이들이 부모를 찾으며 우는 목소리가 연일 방송 뉴스에 나왔다. 방송뉴스를 즐겨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가 심상치 않다는 점을 인지한 것이다.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와 딸 이방카의 우려도 작용했다. 가족간의 관계가 중요한 미국에서 부인과 딸의 설득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서 만약 부모가 체포됐을 경우, 아이들이 어떻게 부모와 함께 할 수 있는지 자세한 내용은 다뤄지지 않았다. 플로레스 합의서(Flores Settlement Agreement)에 따르면, 미 연방국토안보부는 미성년 불체자를 최대 20일 이상 구금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 이 문제는 모호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이미 격리된 아동을 다시 부모 품으로 돌리는 방법도 명확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밀입국 이민가족 격리 조치를 종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어 그는 "이것은 가족들이 함께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나는 가족들이 격리돼 있는 광경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로써 밀입국자와 동행한 미성년 자녀를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격리 수용하는 정책은 지난달 초 시행된 지 한 달 여만에 폐지됐다.

전날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아동 격리수용 정책을 옹호하며 오히려 이를 반대하는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비난여론이 일파만파 커졌다. 특히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비판에 나섰고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이번 사태가 유감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인권단체와 일반 시민들로부터 시작된 반대 캠페인은 재계에 이어 주지사들과 의회로 번졌고, 외국의 정부와 단체들에서도 비판에 가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리던 노벨평화상도 멀어질 위기에 처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일원인 토르비에른 야글란 유럽평의회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더 이상 도덕적 지도자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불법입국자 아동 분리, 전날 유엔인권이사회 탈퇴 결정을 지적하며 한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하기 전, 미 하원은 밀입국자와 미성년 자녀를 함께 수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이민법안을 표결에 부치기로 결정했다. 공화당에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미 현지 언론들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가 정치적문제로 비화하는 것을 인식했다고 보도했다.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은 행정명령 서명 직후 트위터를 통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동 격리 수용 정책에서는 물러섰지만, 다른 이민 관련 이슈에서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불법 입국자를 추방 절차 대신 모두 기소해 구금하는 '무관용 정책'의 나머지 부분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아동들을 분리하지 않을 뿐, 나머지는 그대로 유지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의원들에게 "우리는 여전히 계속 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우리가 원하지 않고 용인하지 않는 사람, 범죄 등이 들끓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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