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동차 관세 현실화?..韓 완성차수출 손실 73조원 달해

조재현 기자 2018. 6. 2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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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자동차산업 위기와 대응방안 세미나
최남석 교수 "생산유발 손실은 189조원"
평택항에 대기 중인 수출 물량 차량들. (뉴스1 DB)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수입산 자동차에 최대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안이 현실화할 경우 향후 5년간 우리나라의 완성차 수출 순손실액은 662억 달러(약 73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행보는 난항을 겪는 나프타(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 상대국, 유럽연합(EU)에 대한 '압박용 카드'라는 분석이지만, 한국도 영향에서 자유롭지는 않다는 지적이다.

최남석 전북대 교수는 21일 중소기업중앙회 제2대회의실에서 열린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위기와 대응방안 세미나'에서 미국의 통상압력과 국내 자동차산업의 위기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최 교수는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에 이어 미국 시장에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부품·트럭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국가안보 침해 여부를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에 큰 우려를 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조사 지시는 수입산 비중을 줄여 자국 산업·공장의 가동률을 높이려는 조치다. 최 교수는 "미·중 간 무역보복 전쟁 우려가 커지는 현 상황에서 미국의 통상압력이 실제 이뤄지면 우리나라의 경우 향후 5년간 수출 순손실액은 73조3400억원, 생산유발 손실은 18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중견기업이 대부분인 자동차부품산업도 이러한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126억 달러(약 13조9500억원)의 수출 순손실 및 34조9000억원의 생산유발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미국을 최대 수출 시장으로 삼고 있는 우리나라 업계의 큰 타격이 예상된다. 수출 감소는 물론 장기적으로 생산기지 이전으로 인한 국내 자동차 산업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와 자동차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사 지시와 관련,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 물량은 104만2775대로, 연간 수출량 253만194대의 41%가량이다. 업체별로는 현대차가 40만1776대로 가장 많다. 이어 기아차 35만4949대, 한국지엠(GM) 16만492대, 르노삼성 12만5558대 순이다.

한국무역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미 자동차 수출액은 157억 달러,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40억 달러로 각각 상위 10개국 중 5위, 6위다. 가뜩이나 미국에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경우 수출길까지 막힌다면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사는 나프타 재협상 상대국인 캐나다·멕시코, 상대적으로 관세율이 높은 유럽연합, 무역수지 적자 폭이 큰 일본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관세 카드를 내세워 캐나다와 멕시코에 있는 자동차 생산기지를 미국 내로 옮기라고 압박하는 전략이다.

또 미국 자동차 관세율은 2.5% 수준이지만 유럽연합은 이보다 4배 높은 10% 수준이어서 이를 낮추기 위한 수단으로도 풀이된다.

지난해 미국 무역수지 적자 총 7962억 달러 중 최대 적자 품목은 승용차(1236억 달러)였다. 국가별로는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 폭이 393억 달러로 가장 컸다. 이어 캐나다, 멕시코, 독일, 한국 순이다.

한국을 정조준하지는 않았으나 향후 상황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최 교수는 최악의 경우는 아니지만 만약 미국이 한국 기업의 미국 현지투자를 증가시키도록 압력을 가하는 경우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전했다.

최 교수는 "이렇게 되면 5년간 약 4조원의 투자유출이 예상되고, 그 결과 국내 생산유발 손실은 9조7000억원, 취업유발 손실도 3만1800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있는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위기를 모두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자동차 '빅3'(GM·포드·크라이슬러) 업체의 반발, 주요 수출국들의 거센 저항에 따라 232조 발동을 선뜻 결정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GM·포드·크라이슬러는 미국 내 뿐만 아니라 멕시코, 캐나다에서 자동차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는데, 수입 관세 조치가 내려지면 해당 업체들에도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수입차에 대한 고율 관세로 미국 시장에서 판매 가격이 오를 경우 현지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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