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의 최대 장점은 화려한 선수 구성이다. 벨기에는 새로운 황금세대의 등장으로 최전방부터 최후방까지 스타 선수들로 무장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월드컵에 첫 출전한 4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한층 강해지고 성장했다. 게다가 주전 선수들은 물론이고 크리스티안 벤테케(크리스털 팰리스), 무사 뎀벨레(토트넘), 마루안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드리스 메르턴스(나폴리) 등 벤치 멤버들까지 쟁쟁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과 유로 2016에서 약점으로 지적된 수비력도 급상승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이 유로 2016 이후 지휘봉을 잡으면서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변화를 꾀함에 따라 수비의 안정감을 회복했다. 토비 알데르베이럴트와 얀 베르통언(이상 토트넘), 뱅상 콩파니(맨체스터 시티) 등은 높이와 힘, 경험 등에서 우위를 바탕으로 스리백의 완성도를 높였다. 티보 쿠르투아(첼시)는 넘버원 골키퍼로서 위기의 순간마다 놀라운 선방으로 최후방을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마르티네스 감독의 지도력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간과할 수 없다. 마르티네스 감독의 전술 능력에 대한 의문은 필요치 않다. 그는 벨기에 감독으로 부임한 후, 3-4-2-1 포메이션 아래서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하며 공수 밸런스를 향상시켰다. 그 결과 벨기에는 마르티네스 감독과 함께 승률 70% 이상을 기록 중이고, 벨기에 축구협회는 지난 5월 마르티네스 감독과 2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마르티네스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의문은 존재한다. 무엇보다 그는 월드컵 경험이 전무하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선수로서 월드컵 무대에 서지 못했고, 감독으로서도 월드컵을 경험하지 못했다. 물론 2012-2013시즌 위건을 이끌고 FA컵에서 우승하며 토너먼트 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줬지만, FA컵과 월드컵은 완전히 다른 무대다.
또한 마르티네스 감독의 카리스마를 앞세운 용병술은 이미 적지 않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벨기에 축구협회는 마르티네스 감독과 불화설이 있었던 라자 나잉골란(AS 로마)을 대표팀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나잉골란은 곧바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면서 다른 선수들도 심리적 동요를 일으켰다. 설상가상으로 케빈 더 브라위너도 포지션 문제로 마르티네스 감독에게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벨기에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보다 높은 곳에 도달하기 위해선 마르티네스 감독이 팀을 하나로 묶으며 철저히 준비할 필요성이 있다.
벨기에의 전성기는 소위 말하는 ‘황금세대’와 함께한다. 벨기에는 1970년대 중반 얀 클레만스와 프랑키 판데르 엘스트, 에르빈 판덴베르흐, 에릭 헤러츠 등 황금세대가 등장하면서 유로 1980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걸출한 플레이메이커 엔조 시포가 가세하면서 1986 멕시코 월드컵에선 4강 신화를 썼다. 당시 벨기에는 유럽을 넘어 세계에 ‘붉은 악마’의 무서움을 선사했고, 이것은 벨기에 국민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다.
벨기에는 엔조 시포를 앞세워 1990 이탈리아 월드컵과 1994 미국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했지만 1998 프랑스 월드컵을 끝으로 엔조 시포의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암흑기를 맞이했다. 에밀 음펜자와 뤼크 닐리스, 마르크 빌모츠, 다니엘 판바위턴 등 스타 선수들이 등장했지만 벨기에의 화려했던 시절은 어느새 저물고 있었다. 결국 2002 한·일 월드컵을 통해 6회 연속으로 월드컵 본선에 성공했고 본선에서 16강에 진출했지만 이후 메이저 대회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경험 부족에 발목 잡혔지만…
약 10년이 흐른 후, 새로운 황금세대가 등장하면서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그러나 벨기에의 질주는 소위 말하는 우승 후보 앞에서 급정거를 반복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에서 아르헨티나에 0-1로 패하더니 유로 2016 조별 리그에선 이탈리아에 0-2로, 8강에서 웨일스에 1-3으로 패했다. 이는 선수들이 뛰어난 능력에도 경험 부족에 발목을 잡혔고, 마르크 빌모츠 전 감독이 수비 불안에 대한 전술적 해답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벨기에는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과 함께 절차탁마하며 2018 러시아 월드컵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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