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성준의시사전망대] 박형준 "안철수, 정치적 부채 늘어..재기 쉽지 않아"

입력 2018.06.2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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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6월 20일 (수)
■ 대담 :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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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 개업 신청한 홍준표, 다른 사연 있을 것
- 홍준표, 이제 와서 뭘 하기보다 물러나는 것이 옳아
- 한국당이 외면 받는 이유, 이기주의와 보신주의
- 나만 희생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으론 혁신 어려워
- 한국당의 길, 해체되거나 우파의 구심 역할 하거나
- ‘안철수 현상’ 방식의 새로운 인물 찾기는 어려워
- 안철수의 정치 실험, 뚜렷한 노선 만들지 못해 실패

▷ 김성준/진행자:

지방선거 치르고 일주일 지났죠.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다시 친박, 비박 간 해묵은 계파 싸움이 재연될 것 같은 분위기가 보이네요. 보수당을 자임했던 자유한국당. 과연 바로 설 수 있을지. 보수 재건을 위한 한 수를 들어보는 시간입니다.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 지금 동아대 교수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한 번 연결해서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저희가 지금 계속 자유한국당, 그리고 보수를 대표할 수 있는 정치 세력의 복원, 재건에 관한 아이디어를 얻고 있는데요. 오늘도 좀 여러 가지 좋은 말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홍준표 전 대표가 우선 변호사 개업 신고서를 제출했어요. 당연히 현역 의원도 아니고 그러니까 생업을 위해서 그랬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무언가 의미가 다른 게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이명박 전 대통령 면회를 하려고 한다. 이런 말도 있었고요.

▶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요? 홍준표 대표가 아직 정계 은퇴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변호사 활동을 하기 위해서 개업을 했다고 보이지는 않고요. 아마 다른 사연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되네요.

▷ 김성준/진행자:

홍 전 대표가 제 생각에도 정계 은퇴를 지금 선언할 것 같지는 않고요. 혹시 그렇다면 자유한국당을 위해서 또는 보수 정당 재건을 위해서 홍 전 대표가 할 일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

홍 대표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은 이미 과거에 했어야 했는데 못 한 것이기 때문에. 이제 와서 뭘 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것 같고요. 오히려 지금 자유한국당의 문제는 자유한국당을 이끌어왔던 분들이 지난 세 번의 큰 선거 패배와 탄핵, 이런 것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는 데에 가장 큰 문제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그러한 책임지지 않는 보수는 사실 보수의 가장 기본 가치를 잃는 것이기 때문에. 그 문제와 관련해서는 홍준표 대표도 지금은 책임지는 자세로 물러나는 것이 가장 옳은 태도라고 봅니다.

▷ 김성준/진행자:

책임지는 자세라고 말씀하셨으면 예를 들어서 오늘 친박계 좌장이라고 할 수 있는 서청원 의원이 책임 얘기를 하면서 한국당 탈당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을 비롯해서, 다시 말해서 서청원 의원 탈당과 같은 이른바 친박계의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행동이 좀 이어져야 된다고 보시겠죠?

▶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

친박계뿐만 아니라 누구든, 지금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 누구도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고 봐요. 다만 경중이 그 안에서 있겠죠. 지금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 또는 자유한국당이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가장 큰 문제는 저는 이기주의와 보신주의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수라는 게 긍정적인 의미에서는 나라와 공동체를 위해 때로는 헌신하고, 때로는 자기희생도 불사하는 국민대표라는 인식을 줘야 하는데. 권력을 누리는 국회의원 자리만 지키면 된다는 이기적인 존재로 비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거든요. 

국회의원도 그렇게 비치고 당도 그렇게 비치기 때문에. 이게 보수 전체의 이미지가 마치 자기 이익에만 충실한 집단으로 비치고 있거든요.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누구든 자기희생 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모든 혁신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단순히 누구 한 사람만 책임지고 물러나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고. 지금 자유한국당을 구성하고 있는, 특히 국회의원들의 경우에 나도 그런 혁신의 대상이자 주체가 될 수 있다. 이런 생각으로 임해야 될 것 같아요. 나만 빼고 혁신하는 방법으로는 혁신이 제대로 이뤄질 수가 없죠.

17대 총선 때,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이전에 한나라당이 대선에서도 연달아 패배하고, 차떼기 문제 이런 것으로 당 개혁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았을 때. 오세훈 전 시장이 당시 초선 의원으로 잘 나가고 있었는데 스스로 의원직을 던졌거든요. 던지면서 그게 계기가 돼서 중진들이 불출마 선언을 계속 잇달아 하고. 그러면서 개혁 공천을 할 수 있는 힘이 되고. 그 이후 17대 때 새로운 집권 기반을 위한 여러 가지 혁신들을 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한 측면이 있었고. 그러니까 혁신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누구든 이런 혁신 과정에서 나만 희생 안 되면 된다는 생각으로 의원들 자체의 분위기가 꽉 차있으면 혁신이 한 걸음도 떼기 어렵다고 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지금 말씀하신 이기주의와 보신주의로 비춰지는 이미지를 털기 위해서 누군가 책임지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 원론에 대해서는 누구도 반대할 수 없겠습니다만. 이것을 좀 더 구체적으로 현실에서 얘기하자면.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된다고 말씀하실 수 있겠어요? 예를 들어서 지도부라고 할 수 있는 존재도 사실은 자유한국당에서 어떻게 보면 없다고 볼 수 있고. 그렇다고 국회의원들이 총사퇴를 해야 합니까? 현실적인 정치 행위로써 뭘 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 

우선 국회의원들이 차기 총선에는 누구도 큰 혁신의 흐름에서는 자기를 던질 수 있다. 이런 각오를 다지는 게 필요할 것이고요. 현실적으로는 두 가지 일을 해야죠. 우선 국회를 정상화해서 그 안에서 과거와 다른 의정활동의 모습을 보이는 게 일단 기본적인 국회의원의 도리고. 그것은 그것대로 하면서 지금 당에서 준비하고 있는 혁신이든, 비상대책위원회가 됐든, 어떤 형태로 됐든. 거기에 전권을 줘서. 전권을 준다는 것은 거기서 이뤄진 혁신안에 대해서 밥그릇 지키기라고 하는 관점에서 그 혁신안을 대할 게 아니라. 혁신의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 밑거름이 되겠다는 생각을 다져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 이후에 혁신 비대위가 형성이 되어야. 혁신 비대위가 됐든 새로운 혁신을 이끌어가는 지도부가 됐든 무언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그렇게 하면 참 좋겠는데. 당장 벌어지는 일을 보면 김성태 권한대행이 혁신안 내놓은 것에 대해서도 당내에서 비판이 거세고. 이제는 또 친박-비박 간 갈등도 재현되는 분위기고. 심지어는 복당파 의원 모임에서 누구 목을 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목을 친다는 메모까지 발견되고. 굉장히 뒤숭숭하거든요.

▶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

지금 이번 지방선거의 패배가 저는 우파 전체의 패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전 세계적인 정치 흐름을 봐도 그렇고, 대한민국의 정치 지형을 보더라도 우파나 건전한 보수가 자리를 잡을 수 있는 물질적, 사회적 토양은 그렇게 약하지 않다고 보거든요. 하지만 이를 대변하는 우파 정치 세력, 특히 자유한국당과 같은 제1의 보수 정당이 그런 건전한 우파를 대변하는 정치적 기능을 못 하기 때문에 문제인 것이죠. 

여기에 우리가 인식을 한다면 자유한국당의 길은 두 가지밖에 없을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밥그릇 싸움 해서 결국은 궤멸해서 새로운 우파의 중심에 서는 과정에서 해체되어 버리든지. 아니면 정말 혁신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자기 살갗을 완전히 벗기는 과정을 통해서 거듭남으로써 우파의 새로운 구심 역할을 하든지. 둘 중 하나밖에는 길이 없는 것 같거든요. 어정쩡한 혁신, 또는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되는 혁신은 결국 전자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 김성준/진행자:

인물 면에서 볼 때는 말이죠. 당내도 좋고 당 밖도 좋고. 이런 보수 재건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할까요. 혹시 생각나실만한 사람이 있습니까?

▶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

저는 이미 우리나라 정치도 그동안 새로운 인물을 찾아서 여러 번 실험도 해봤고, 또 그 과정을 거쳐왔는데. 지금은 이미 그 자원이라는 게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과거 안철수 의원처럼 소위 안철수 현상이라는 것을 업고 새로운 인물에 대한 국민적 요구와 열망을 안고 등장해서 빛을 봤던. 그런 방식으로는 지금 새로운 인물이 구해지기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오히려 자유한국당뿐만 아니라 바른미래당까지 포함해서 우파 전체의 혁신이 이뤄지면서 그 토대 위에서 소위 민주적 보수 진영 내 건전한 경쟁을 통해 새로운 리더십이 형성되는. 그런 과정을 거쳐야 되지 않을까 싶고. 그 과정에서 건전한 경쟁을 통해 나오는 리더는 과거에 이미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진 사람들 속에서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 안철수 전 대표 말씀을 하셨는데. 안철수 전 대표가 중도든 보수든 다시 정치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나요?

▶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

지금으로서는 그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고 생각해요. 안철수의 정치 실험도 결국 성공을 못 한 이유는. 자기 나름의 뚜렷한 노선을 만들지 못해서거든요. 지금 자유한국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만약 혁신을 한다면 결국 노선과 인물 아니겠어요. 그 다음에 행태인데. 이 노선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거기에 대한 지적 내공을 심화시키지 않고서는 새로운 담론과 새로운 노선,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기 굉장히 어렵거든요. 

그런데 안철수 후보라고 해야 할지, 위원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이전에 쭉 한국 정치에 대해서 염증을 느꼈던 국민들의 반발에는 올라탔지만. 그것을 어디로 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가치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데에는 충분치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안철수에 대한 인물이 담지해내야 될 시대적 메시지, 이것이 분명치 않았던 거죠. 그런 것들이 계속 정치공학적으로 휩쓸리면서 원래 안철수가 갖고 있던 가치, 그 자산이 점점 상실되고 새로운 부채가 늘어난 거죠. 정치적 부채가. 그래서 그 정치적 부채가 이번에 거의 극대화됐다고 볼 수 있으니까.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다시 재기하기 쉽지 않겠다. 이런 생각은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벌써 시간이 다 돼서 말씀 여기까지 들어야겠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

고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 현 동아대 교수와 말씀 나눠봤습니다.